약간 처지는 기분이 드는 요즘입니다. 아무래도 선선한 바람에 쓸쓸한 가을이 분위기 잡고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나 그런 거에 마냥 처져 있을 수 있나요? 오늘도 하나님의 자녀된 감격의 큐티에 다시금 활기를 되찾는 에디터 E입니다. 😉 구독자님도 오늘 하루 하늘 소망을 품고 활기차게 시작했길 바라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교회가 죽어가고 있는지도 몰라요

얼마 전에 2023년 2분기 합계출산율이 0.7명이라는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어요. 2022년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고 했을 때도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0.7명이라니요!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과 함께 고령화를 걱정하고 있는 요즘이죠. 교회도 마찬가지랍니다. 매해 줄어들고 있는 주일학교 인원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동시에 젊은이들의 이탈률과, 남은 세대의 고령화가 맞물려 성도 수도, 사역도 정체되기 시작합니다. 더욱이 쇠퇴하기 시작하는 교회도 많습니다. 구독자님의 교회는 어떤가요? 마찬가지로 쇠퇴를 겪고 있나요? 아니면 큰 변화 없이 무난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 같나요? 그런 현상이 비단 인구 변화 때문만일까요?

부검된 14개 교회는 정도는 다 달랐지만 모두 죽기 전에 이 문제점을 보였다. 많은 교인이 남들에게서 눈을 떼어 자신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교회가 그 방향으로 이동하면 쇠퇴를 지나 죽음에 이르고 만다. 물론 쇠퇴 기간이 길고, 죽음이 지연될 수는 있다.

하지만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런 교회는 반드시 죽고 만다. 교인들이 자신들의 취향만을 생각하고 고집하면 그 교회는 장기적으로 생존할 수 없다.

• 나의 음악 스타일
• 내가 원하는 예배의 소요 시간과 순서
• 내가 원하는 건물과 예배실의 색깔과 디자인
• 나의 활동과 프로그램
• 내게 필요한 목회자들과 사역자들
• 언제나 나, 나 자신

성경은 모든 크리스천이 항상 품어야 할 그리스도를 닮은 태도에 관해서 많은 말을 하고 있다. 그런 태도를 가장 잘 묘사한 구절 중 하나는 빌립보서 2장 5-11절이다. 이 구절이 그리스도의 순종을 묘사한 것만이 아니라 우리가 따라야 할 본보기를 보여 주는 구절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우리는 종이 되어야 한다. 순종해야 한다. 남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남들과 교회의 유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무엇이든 해야 한다.

바울은 강력하고도 설득력 있게 선포한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렇다면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는가?

•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 “자기를 낮추시고.”
•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우리가 부검한 교회들에서는 대부분의 교인들이 이런 자기희생적인 태도를 품었다는 증거를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오히려 이기심과 특권의식으로 가득했다. 언제나 나 자신이 우선이었다.

그래서 죽음은 필연적이었다. 건강한 교회는 교인들의 태도가 그리스도의 마음을 닮은 교회이다. 안타깝게도, 죽어 가는 교회에서는 타인 중심적인 교인들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톰 레이너, 『죽은 교회를 부검하다』

저자는 14개의 죽어가는 교회 컨설팅을 하며 발견한 몇 가지 특징을 책에 담았습니다. 교회가 오직 자기만의 필요와 욕구를 챙기는 데에 바쁜 성도 투성인 것도 하나였습니다. 교회의 섬김이 교회 전체와 교회 밖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개인의 취향과 편의를 위함에 있는 모습을 짚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저자는 "교인들이 교회이기를 거부하는 교회는 실제로 문을 닫기 훨씬 전에 이미 죽은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위의 본문에서 나열한 마지막 문제점, "언제나 나, 나 자신"을 읽는 순간 누가 제 명치를 푹 찌르는 것 같았어요. 얼마 전에 "나만을 외치는 게 꽤나 개인주의적으로 들려도 괜찮다. '나' 다음이 '남'이다"라고 끄적인 적이 있었거든요. 불필요한 자기희생과 남의 눈치를 보면서 사는 소모적인 삶을 비판하려고 쓴 것이긴 했지만, 저 신념은 저에게 꽤 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돌아보니 저것을 제 신앙에도 적용하고 있더라고요. 내 취향이 아닌 예배를 비판하지는 않더라도, 내 성향과 취향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과 교제는 말없이 빠지고 있거든요. 필요한 자기희생마저 거부하고 있었던 거죠. 이런 제 모습이 교회를 서서히 죽게 한다는 걸 이 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제 교회는 감사하게도 사랑, 섬김, 헌신이 가득한 지체들로 가득합니다. 덕분에 교회는 조용히 성장하고 있고요. 그들의 섬김과 헌신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제가 헌신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제가 부끄러워졌습니다. 다음 지역 아웃리치 프로그램 광고가 올라올 땐 저도 바쁘단 핑계는 내려놓고 신청 명단에 이름을 올려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구독자님, 주변에 저처럼 "나"를 외치는 누군가가 있다면, 지체로서 함께 교회를 섬길 수 있게 이끌어 보세요. 몸 된 교회가 그리스도를 더 널리 전할 수 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