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한풀 꺾이고 나니 요즘은 출퇴근 길에 하늘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기 바쁜 에디터 E입니다. 이맘때쯤이면 구름과 노을이 유난히 예쁘지요. 구독자님은 어떠신가요? 계절이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계신가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변화를 바라고 계신가요?

저는 변화를 좋아해요. 이것저것 새로 시도해 보는 것도 좋고요. 신기술, 신문물에 적극적이며 새로운 업무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워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신조어나 유행 등을 빠삭하게 알고 있지는 않답니다.) 그러나 회사 연차가 쌓이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변화에 적극적일 수 있는 이유는 그 변화로 인한 책임이 나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란 거예요. 만약 내가 리더라면? 팀원들을 이끌고 모험을 할 것인가, 아니면 안전한 방향으로 이끌 것인가 결정하기 전에 수만 번 고민하고 주저했을 것입니다.

여기 우리에게 20년간 리더의 지혜를 전수해 온 책이 있어요. 그중 변화가 필요할 때 요구되는 리더의 자질을 함께 돌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목적지를 명확히 제시하라

변화는 스트레스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사람들은 변화가 왜 필요한지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존 코터는 비전을 “미래상”으로 규정한 뒤 “사람들이 그 미래를 창출하려 애써야 하는 이유가 명시적으로든 암시적으로든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영적 리더들은 비전을 스스로 지어내는 게 아니다. 그러나 일단 하나님이 비전을 계시해 주시면 그것을 명확하고 자신감 있고 설득력 있게 전달해야 한다. 하나님은 약속의 땅을 “젖과 꿀이 흐르는”(출 3:8) 곳이라 표현하셨다. 이 그림 같은 표현에는 기대를 부풀리는 진리들이 암시되어 있다. 흐른다는 말은 풍성하다는 뜻이다. 평화로이 풀을 뜯는 살진 소들이 땅에 가득하다는 뜻이다. 당시에 꿀은 진귀한 물건이었다. 역시 근근이 살아가는 삶이 아니라 풍성함을 상징한다. 이스라엘 백성이 통과 중이던 황량하고 건조한 사막과 하나님이 약속하신 땅이 그 이상 대조적일 수 없었다.

코터는 거기서 더 나아가 리더들이 비전을 5분 내에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리더들은 조직의 비전을 60분씩 설명할 시간이 거의 없다. 따라서 요점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대니얼 골먼은 설득력 있는 이유만 내놓는다면 누구나 변화할 능력과 의향이 있다고 역설했다.

리더가 청중을 잘 고려하면 비전을 간명하고 설득력 있는 그림 언어에 담을 수 있다.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가닿을 수 있도록 비전을 잘 간추려야 한다. 예컨대 하나님이 교회 지도자에게 교회가 변화되어 젊은이들을 제대로 섬겨야 한다는 부담을 주신다고 하자. 이때 목사가 교회의 ‘연령층을 확대하자’든지 ‘차세대를 품자’고 도전하면 장년층 교인들은 아무런 반응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목사가 장년층 교인들을 만나 그들의 손자손녀들이 본당에 즐거이 함께 앉은 그림을 제시해 주면 그들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변화의 의지를 보일 수 있다. 현명한 리더들은 변화가 이루어진 뒤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킨다. 그러면 그 비전이 그들 개개인에게 매력 있게 느껴진다. 현 상태를 어서 벗어나고 싶어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헨리 블랙커비, 『헨리 블랙커비의 영적 리더십』

앞서 했던 저의 고민은 시작부터 잘못되었다는 걸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어요. 블랙커비는 하나님이 영적 리더들에게 비전을 계시해 주신다고 말합니다. 변화를 시도할 것인가, 안주할 것인가의 고민은 리더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방향은 정해져 있거든요. 하나님의 인도를 구하고 끊임없이 하나님과 교제하는 리더라면, 비전은 당연히 하나님께로부터 나옵니다. 리더는 받은 비전을 청중(구성원)에게 잘 전달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그 방침을 저자는 이렇게 제시합니다. 짧고 간결하게, 그림 언어에 담아.

저에게 한번 대입해 봤어요. 하나님의 비전이 아니더라도 내가 제시하는 목적을 5분 안에, 그림 언어로 팀원이나 교회 공동체에게 설득시킬 수 있을까? 아마 못할 것 같아요. 아니, 할 수 있더라도 그 준비 자체로도 이미 부담감으로 짓눌릴 것 같아요. 이 부담감을 회피하기 위해 안전한 방향으로 가는 오판을 할 수도 있겠죠.

여기까지 읽고 나니 바른 비전을 공동체에 보여주는 리더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새삼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받은 하나님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중보해야겠다는 마음이 일어났어요. 물론 기도했지요. 하지만 지금까지는 피상적으로 하나님께 순종하는 리더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그들이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잘 전달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능력을 주시어 공동체 구성원들이 하나님이 이끄시는 변화를 잘 받아들이고 함께 나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구독자님, 리더로서든, 구성원으로서든 변화를 직면하고 있나요?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고 있나요? 이번 한 주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서 변화의 대상들이 한마음으로 변화를 잘 맞이할 수 있게 기도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