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침 출근길이 너무 밝아 늦잠 잤나 가슴 철렁했던 에디터 E입니다. 해가 길어진 게 여름이 맞긴 맞나 봅니다. 따가운 햇살과 시원한 비 그리고 뒤이어 기승을 부리는 모기떼까지 어느 하나 여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부분이 없네요. 우리의 신앙도 계절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겠죠?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구독자님의 열심은 어디에 있나요?

아웃리치의 계절이 다가왔어요. 교회 리더라면 모여서 준비하느라고 많이 바쁠 거예요. 리더가 아니더라도 아웃리치 참석을 위해 연차를 쓰고 참여할 준비에 다들 마음이 분주하죠. 참석을 못 하면 재정적으로라도 후원해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고요. 그 열심 속에서 구독자님은 무엇을 바라고 기대하고 있나요? 많은 사람이 주님을 영접하는 것? 큰 탈 없이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는 것? 참석자가 모두 만족하는 일정? 아님 나의 영적 회복?

여기 30년 가까이 아마존에서 사역한 선교사님이 있어요. 그는 지금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알아보면, 우리가 맡은 사역과 목적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병원에 도착하니 허 선교사는 기계장치를 주렁주렁 달고 코에는 산소마스크를 끼고 양손으로 침대 모서리를 잡고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볼펜으로 유언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얼마 후, 이제 정말 마지막이라 생각했는지 그 고통 중에 나를 향해 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러고는 혼수상태에 들어갔다. 수산나가 좀 쉬라 해서 보호자 의자에 누웠더니 기계장치에서 숨이 멎는 소리가 들려 벌떡 일어나 그녀를 다급하게 불렀다. 그리고 그 순간, 내 머리를 때리는 생각이 있었다. 과연 그녀의 살아생전에 지금과 같은 사랑으로 그녀를 불러 본 적이 있는가.

충격이었다. 나는 허 선교사를 사랑한 적이 없구나. 단지 내 필요를 위해 아내를 이용했을 뿐이구나. 나를 위한 사랑만 했구나. 나의 위선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졌다. 그에 반해 허 선교사는 마지막 숨을 몰아 쉬면서도 내게 사랑을 보여 주었다. 그녀는 그대로 그리스도의 향기였다.

허 선교사의 죽음은 하늘 꼭대기에 있던 내가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는 충격이었다. 충격은 장이 끊어지는 슬픔이 되었다. 그 슬픔은 나를 회개의 자리로 이끌었다. 회개의 자리는 내 인생 전체가 사기였음을 드러내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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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에서 이룩한 우리의 사역을 보고 칭송을 한다. 나도 한때는 그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결실을 맺은 많은 일들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하다. 나의 종교적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내 열심으로 이룩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부터 사도 바울처럼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고”(갈 5:24) 사역을 했더라면, 내 열심이 아니라 오직 주님으로 사역을 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요 지나 버린 시간이 되어 버렸다. 이제라도 내게 남겨진 시간을 주님 안에서 주님으로 인하여 살고자 한다.

김철기, 『가슴 찢는 회개』

처음 이 책을 읽을 땐 참 건조하다고 생각했어요. 무심하게 읽으면 그냥 한 선교사가 어쩌다가 아마존에 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단편 기록 모음 같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렇게 느낀 이유는 제목에서 찾을 수 있어요. 이 책은 선교의 열매를 간증하기 위함이 아닌 선교를 앞세운 저자의 야망과 이후의 회개가 목적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자는 선교의 모든 과정과 열매를 적으면서도 이야기의 끝에 가서는 자기의 목적이 어디에 있었는지 회고해요. "사실 사역이 내게 우상이었다. 사역을 위해서라면 가족은 무시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아내도 사랑하지 않으면서 인디오 형제들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겠다고 맹세했다. 나는 희대의 사기꾼이었다. 위선자 중에 위선자였다."

저자는 선교의 열매가 아무리 크고 사람들이 칭송을 해도 본질은 자기 욕심이고 기만이고 위선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런 그에게서 하나님은 아내를 취하셨지만 주님 자신을 내어 주셨다고 말합니다. 이제 그의 선교의 목적은 사역에 있지 않습니다. 큰 것을 잃고 더 큰 것을 얻은 후에야 깨달았죠. 그 깨달음은 마냥 건조하기만 한 저자의 서술을 흠뻑 적셔주는 단비 같아요.

구독자님, 지금 준비하는 아웃리치, 또는 일터에서의 목적이 어디에 있나요? 혹시 위에서 나열한 예시들에 포함되었다면, 다시 한번 돌아보고 재조율하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