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B입니다. 한 주 잘 지내셨나요? 저는 요즘 유독 병원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는데요. 참 신기하게도, 가는 곳마다 제게 "밀가루와 유제품을 먹지 말라"는 진단을 주시더라고요. 빵과 아이스크림을 좋아하는 제게 가혹한 말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던 찰나, 문득 몇 주 전쯤 "하나님이 주신 몸에 좋은 건강한 음식들을 즐거워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기억이 스치지 뭐예요. 상황이 절묘해서 '설마 이렇게 응답하신다고?' 싶더라고요. 🥹 구독자님은 요즘 하나님의 응답을 어떻게 경험하고 계세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해요

신앙 생활을 하면서 받아 본 질문 중에 가장 답하기 어려웠던 질문이 있나요? 아마 하나쯤은 있으실 것 같은데요. 제게도 그런 질문을 쏟아내는 친구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성경에 모두 기록할 수 없었을 뿐이지, 하나님이 진화의 방식을 사용해서 인간을 창조하셨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유신진화론)", "예수님과 열두 제자의 존재가 사실이라면, 열두 제자의 후손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느냐"와 같은 질문들을요. 😵‍💫 그때마다 뭐라 똑부러지게 답해주지 못해 미안하기도 하고, 또 얼마나 부끄러운지 몰라요. 그리고 '나는 내가 믿는 진리에 대해 이렇게까지 탐구해 본 적이 있던가?'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하고요. 구독자님은 세상이 던지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준비가 되어있나요? 오늘은 회의론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당황하지 않았던 팀 켈러의 답변, 그의 지성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당신은 기독교를 멸시함으로써 자신의 많은 핵심 가치관의 살아 있는 원뿌리를 잘라낸다. 앞서 보았듯이 평화로운 문명의 기본 개념 중에는 원수를 죽이지 말라는 내용이 있다. 잘 알겠지만 이 개념은 기독교에서 유래했다. 현대인의 의식 속에 스며든 또 다른 기본 개념은 뤽 페리가 지적했듯이 모든 인간은 재능이나 재물이나 인종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하나님의 인격적 형상대로 지어졌으며 존엄성과 권리를 지닌다는 것이다. 페리의 말마따나 로고스가 인격체라는 기독교의 가르침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지지하는 인권의 철학은 결코 확립되지 못했을 것이다. (…)

자연 세계의 작동 원리는 약육강식이다. 만일 강자가 약자를 이기는 것이 순리이며 지금의 우리도 순전히 자연적이고 자생적인 진화 과정의 산물이라면,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지배한다고 해서 왜 우리가 돌변하여 “그것은 틀렸다”라고 말하는가? 무슨 근거로 그럴 수 있는가? 아프리카 수단에서 강한 부족이 약한 부족을 ‘잡아 먹는’ 인종 학살을 잘못이라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무엇인가? 하나님이 없다면 나의 정의관은 사견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니 어떻게 나치즘을 비난할 수 있는가?

하나님이 없는 한 오든은 내 감정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보다 정당하다고 말할 권리가 없음을 깨달았다. 하나님이 없다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모든 가치는 가공의 산물임을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그게 가공의 산물이 아니라고 - 인종 학살이 정말 절대 악이라고 - 확신했기에 그는 하나님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

인간이 무엇을 위해 지어졌는지 모르고서 어떻게 특정인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알 수 있겠는가? 인간의 존재 목적을 알아야만 한다. 그런데 당신이 이렇게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하나님이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인간이 지어진 목적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믿는다면 당신은 다시는 인간의 선악에 대해 말해서는 안 된다. 인간이 지어진 목적이 없다고 믿으면서 당신이 특정인에 대해 “저 사람은 바르게 살지 않는다. 행실이 틀렸다”라고 말한다면 이는 자가당착이나 표리부동이다.

팀 켈러, 『팀 켈러의 인생 질문』

이 책은 제 존재가 확장되는 경험과 동시에 긍정적인 충격을 안겨줬어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저는 진리와 관련된 날카로운 질문들을 탐구하는 일에 힘들인 적이 없거든요. 게으른 탓도 있지만 사실 신앙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에 한계가 있고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누군가 제게 진리에 대해 어려운 질문을 건네면 "깨닫게 하시는 건 성령의 일이니 기도하겠다"며 급히 대화를 마무리 지었던 무책임한 지난날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반면 팀 켈러는 회의론자들의 질문에 대해 예수님을 믿을 만한 탄탄한 근거를 들고 와 조목조목 짚어가며 설명해요. 그리고 어떤 질문이든 그의 답변은 늘 복음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다 담지는 못했지만, 오늘의 한 장에 실린 답변 역시 그래요. 그의 답변을 이곳에 좀 더 덧붙여 볼게요.

"기독교는 하나님이 당신을 위해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기독교가 세상에 기여해 온 완전히 다르고 특별한 진리다. 나머지 모든 혁명적 개념 - 약자와 빈민을 돌보고, 권력과 성공 대신 사랑과 섬김을 위하여 살고, 원수까지도 희생적으로 사랑하는 등 - 은 복음에서 파생되는 결과다. 복음이란 우리의 근본적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님께서 친히 예수 그리스도가 되셔서 이 땅에 오셨으며, 우리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죄의 문제를 해결하셨다는 것이다. 이제 당신에게 묻겠다. 당신이 가진 삶의 소신의 근원은 인정하면서 즉, 기독교의 가르침 중 한 부분은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설명해 주고 일관성을 더해 주는 기독교의 다른 부분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가? 나다나엘처럼 되지 말라. 기독교가 그저 구식이거나 지적으로 세련되지 못하다는 생각에 속아 기독교에 담긴 진정한 복을 놓치지 말라."

팀 켈러의 지혜를 들여다 보고 나니, 안셀무스가 왜 "지성을 추구하는 신앙"을 강조하고, C.S. 루이스가 "그 견해를 철저히, 끝까지, 완전히 끝장을 볼 때까지 생각해 보라"고 말했는지 이해하게 됐어요. 우리가 그냥 무조건 믿고 말 것이 아니라, 믿음의 내용을 탐구하다 보면 그동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고, 그 끝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렇게 삶의 변화가 찾아올 수 있다는 걸 보게 됐거든요. 그러니 구독자님, 끊임없이 질문해 보세요! 우리가 시간과 노력을 쏟아 어려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면, 어제보다 좀 더 거룩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빚어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