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안식일을 놀이로 이해한 것은 독일이 낳은 위대한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Jürgen Moltmann) 덕분이다. 몰트겐은 《놀이의 신학》(Theology of Play)이란 책에서 이렇게 묻는다. “자유롭고 완벽히 자족하신 하나님이 왜 우주를 창조하셨을까?” 그가 잠언에서 찾아낸 답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며 ‘노셨다는’ 것이다. 세상이 시작되기 영원 전부터 계셨던 지혜(잠 8:23, 25)께서 세상이 창조될 때 아버지의 임재 안에서 노셨다. “내가 그 곁에 있어서 창조자가 되어 날마다 그의 기뻐하신 바가 되었으며 항상 그 앞에서 즐거워하였으며 사람이 거처할 땅에서 즐거워하며 인자들을 기뻐하였느니라”(잠 8:30-31). “창조는 선의와 즐거움의 결과물이다. 따라서 창조는 하나님의 놀이다. 측량할 수 없이 끝없는 지혜의 놀이다. 창조는 하나님이 영광을 드러내시는 수단이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실 때 “새벽별들이 기뻐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뻐 소리를 질렀느니라”라고 욥에게 알려 주셨다(욥 38:7).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기쁨의 열매인 셈이다. 하나님은 하나님 역할을 즐기신다.

하나님의 피조 세계를 가만히 살펴보면 장난스러운 ‘낭비’가 엿보인다. 싹을 틔우지 못할 운명이라도 상관없이 생산되는 씨앗들. 누가 보든 말든 가을날에 화려한 채색 옷으로 갈아입는 나뭇잎들. 인간의 눈이 미치지 못하는 저 깊은 심해에 숨어 몰래 헤엄치고 있는 물고기 종들. 봐주는 사람 하나 없이도 아름답게 피어오리는 꽃들. 이 모두는 하나님이 즐기기 위해 창조하신 것이다. 한 신학자는 하나님의 장난기가 의심스럽거든 더도 말고 오리너구리와 타조, 기린을 보라고 말했다. 이 동물들은 보기만 해도 자신도 모르게 어린아이와 같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몰트만은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피조물인 만큼 놀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의 기쁨에 동참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상상했다.

[…]

이런 종류의 놀이는 우리가 예수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모든 죄와 죽음이 영원히 사라질 날의 기쁨을 가리킨다. 매우 실질적인 의미에서 놀이는 영원을 미리 맛보는 것이다. 몰트만은 “우리는 미래를 알기 위해 끊임없이 미래를 갖고 논다”라고 말했다.

나부터 시작해서 목사와 크리스천 리더들은 대체로 잘 놀 줄 모른다. 가끔은 우리가 삶에 대해 하나님보다도 더 진지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