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B입니다. 한 주 잘 지내셨나요? 요즘 해가 부쩍 뜨거워진 것 같아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점심쯤 되어야 해가 얼굴을 모두 드러냈는데, 이제는 아침에도 햇빛이 꽤 강하더라고요. 저는 그것도 모르고 주말에 맨 얼굴로 노방전도를 나갔다가 얼굴이 붉게 익어버린 거 있죠. 😳 아주 따끔따끔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구독자님, 이번 주에 외출할 일이 있으시다면 선크림을 잊지 말고 꼭 챙겨 보세요 *^^*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바른 이해가 필요해요

며칠 전, 동생이 제 방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한 가지 고민을 털어놨어요. 순 내에서 일어난 두 사람의 갈등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자세히 들어보니, A는 말씀대로 살고자 노력하지 않는 B를 답답해하고,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B는 그런 A의 태도에 상처를 받아 관계가 틀어진 상황이더라고요. 두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동생에게 제가 건넨 건 바로 오늘 이 한 장이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에게 동일한 진리가 필요해 보였거든요.

율법과 복음을 혼동할 때 의지는 신앙으로 둔갑하기 쉽습니다. A장로처럼, 의지가 남다른 사람들은 한다고 마음먹으면 하고야 맙니다. 새벽기도를 하겠다고 결심하면 상당 기간 실행합니다. 제자훈련을 해도 철저하게 책을 읽고, 과제를 잘 수행하며, 끝까지 빠지지 않고 성실하게 해 냅니다. 물론 B집사처럼 의지가 약한 사람들은 대부분의 자리에서 약함을 드러내고 실패를 경험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신앙과 의지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습니까? 의지가 강하면 신앙도 좋아진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신앙생활의 관건은 의지력의 발휘에 있습니까? “의지력이 강한 사람들은 신앙생활도 잘한다”라는 말이 맞습니까? 우리는 너무나 자주 믿음과 의지를 혼동합니다. 이것은 율법과 복음을 혼동했기 때문에, 그리고 율법과 복음을 혼동할 때 일어나는 일입니다.

저는 넓은 의미에서 율법과 복음의 차이점을 설명하려고 합니다. 가장 기초적인 구분은 이렇습니다. 율법은 “이렇게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라고 말하는 반면, 복음은 “내가 너를 위해서 다 했다. 그러므로 너는 살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율법의 특징이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하나님의 명령과 요구라면, 복음의 특징은 “내가 다 했고 다 이룰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믿어라”라고 하는 ‘약속’과 ‘격려’입니다. ‘모든 것이 내게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 율법이고, ‘모든 것이 그리스도께 달려 있다’고 보는 것이 복음입니다. 율법은 우리가 행해야 할 내용이고, 복음은 우리가 믿어야 할 내용입니다.

김형익, 『율법과 복음』

그러므로 복음의 의미에 비추어 율법을 다시 보면, “이것을 행하라. 그러면 살리라"가 아니라 "내가 너를 위해서 다 했다. 그러니까 이것을 행하고 살라"가 된다는 것이죠. 이처럼 저자는 기독교 신앙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이 은혜임을 힘주어 이야기합니다. "신자는 복음 안에서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과 은혜를 경험했기에 사랑으로 종노릇할 수 있는 동기와 힘을 가진 존재가 되었다"면서요. 그래서 우리는 결코 그럭저럭 살 수 없는 거예요. 동시에 잘했다고 자랑할 것도, 못했다고 자책할 것도 없고요. 순종의 동력이 내 힘과 의지가 아니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같은 맥락에서 "신자는 사랑 때문에 종이 된다"는 이 한 문장이 제 마음에 참 쉽고 짙게 다가왔어요. 덕분에 이제 저도 행함이 없는 B와 같은 이에게는 정죄 아닌 긍휼을, 미션 수행하듯 순종하기 바빴던 제 자신에게는 받은 사랑을 되새겨 보는 시간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간 저 역시 신앙이 의지의 문제라고 오해하고 있었거든요. 아, 그렇다고 아무런 힘을 들이지 않아도 거룩한 삶이 저절로 살아진다고 오해하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날마다 자기 몸을 쳐서 복종시켜야 하지만, 우리의 의지가 근본적인 동력이 될 수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 거예요.

짧지 않은 신앙생활을 해온 것 같은데, 아직도 오해하고 있는 영역이 있다니. “신앙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자신을 아는 지식에서 시작된다”는 저자의 권면을 따라, 날마다 주저 없이 배우는 그리스도인이 되리라 결단해 보게 되네요. 구독자님, 우리가 지식이 없어 망하는 일이 없도록, 오늘의 한 장 그다음 페이지를 서둘러 넘겨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