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E입니다. 이팝나무에 꽃이 만개한 요즘 파란 하늘에 하얀 꽃잎이 넘실거림에 즐거워하고 있어요. 계절이 변하고 벚꽃이 지면서 봄도 끝인가 했는데 여전히 봄은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어요. 아직은 끝이 아닌가 봐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끝을 바라보며

우리 모두에게는 끝이 있어요. 사고와 같은 경우로 끝이라고 인지하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끝이 오고 있음을 인지하지요. 호스피스 병동에서 마지막을 준비하는 환자들이 특히 그럴 거예요. 여기, 삶의 여정의 완주를 앞둔 분들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있어요.

삶의 여정을 완주할 때, 나는 어떤 모습일까? 치료 성적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할 수 있지만, 선물처럼 주어진 내 삶의 마지막 순간을 그려 보며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기적을 바라고 기도하는 것이 귀하지만, 십자가에는 기적이 없듯이 썩어질 육체가 아닌 나를 다시 살리실 예수님께 초점을 맞추고 싶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 때는 서운할 수 있다. 한 보호자는 환자를 위해 기도하겠다는 내 말에 “기도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주세요”라고 응수했다. 얼마나 힘들고 또 서운했을까 생각해 본다.

예수님도 당신의 생애 마지막 날 서운하셨을 것이라 상상해 보았다. 제자들이 자기를 배신하고 다 떠나고 멀리서 바라보았지만 아무도 자기를 도우러 나서지 않았다. 아버지 하나님께 이 잔을 옮겨 달라고 하셨지만, 아버지는 묵묵부답이었다. 채찍에 맞아 십자가를 질 기운도 없었다. 하지만 예수님은 자신이 이 땅에 오신 이유에 집중하셨다. 우리 죄를 대신 사하여 주시고, 영원한 생명을 선물해 주시기 위함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십자가에서의 죽음이라는 임무를 완수해야 함을 가장 잘 알고 계셨다.

그래서 그 서운함을 이기시고 오히려 설렘을 가지고 십자가가 기다리는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지 않았을까 하는 전혀 다른 묵상을 한다. 지금까지 일하신 모든 것이 이 십자가의 죽음이라는 클라이맥스를 향한 과정이었다. 십자가의 순간을 향해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예수님 삶의 경주에서 마지막 스퍼트를 할 때였다. 그가 태어나신 목적을 달성하는 영광의 순간이었다.

그 카운트다운의 설렘이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있기를 소망한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인생의 사명을 완수하는 그 완주의 마지막 순간을 설렘으로 맞이하고 싶다. 환자들 역시 삶을 아름답게 완주하기를 바라며 기도한다.

채영광, 『당신을 위해 기도해도 될까요?』

기도는 즉각적인 응답이 없는 경우가 많죠. 우리가 기도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많고요. 그렇기에 제 기도는 피상적일 때가 많았어요. “주님 뜻대로 하옵소서”라고 고백하며 하나님 하시는 대로 내가 받아들이는 척, “안 들어주시면 어쩔 수 없고요,” 하는 태도로 기도하죠. “어차피 하나님 맘대로 하실 거잖아요?”라고 속으로는 반항하는 거죠.

반면 호스피스 병동에서 마지막을 준비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는 저자에게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어요. 자신을 위해서도, 환자들을 위해서도 우리가 우리 삶의 목표를 뚜렷이 알고 아름답게 완주하기를 기도합니다. 목표를 뚜렷하게 알 때 마지막은 설렘으로 다가오고, 기도 또한 완주를 위한 기도가 됩니다.

모든 기도가 마지막을 위한 기도일 수는 없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전 지금부터라도 기도할 때 품었던 삐딱선을 내려놓고 나의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기억하며, 다른 사람들도 함께 설렘으로 완주하도록 기도하려고 합니다.

구독자님, 무엇을 바라고 기도하시나요? 눈앞의 현상을 넘어 저 끝에 있을 면류관을 함께 바라며 기도하는 한 주 보내 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