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빈 무덤 사건에는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 않지만, 신적 수동태를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이 드러난다.
“청년이 이르되 놀라지 말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나사렛 예수를 찾는구나 그가 살아나셨고 여기 계시지 아니하니라 보라 그를 두었던 곳이니라”(막 16:6).
위의 말씀은 우리말 번역도 그렇지만(“그가 살아나셨고”), 대부분의 영어 성경도 능동형으로 번역한다(“He has risen”). 그러나 헬라어 ‘에게이로’ 자체는 수동태로 되어 있다. 따라서 수동태의 특징을 살려 “그가 살리심을 받았고”로 번역하는 학자들도 있다. 예수님의 부활은 그가 살아나신 것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능력에 의한 부활이다.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살리고 그의 아들 됨을 공개적으로 인정하며 천명해 주신 것이다.
세상은 예수님을 불의하다고 비난하며, 거짓 메시아라고 정죄했다. 그리하여 예수님을 고문하고 죽였다. 그러나 부활은 이 모든 것을 역전시켰다. 하나님께서 그들의 재판을 뒤집으신 것이다. 예수님을 살려서 그가 옳았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셨다(딤전 3:16). 그들의 정죄가 틀렸고, 예수님의 신분과 사역이 사실이라고 인정해 주셨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재판을 무효로 만드셨다. 세상의 재판이 하나님의 재판에 의해 무력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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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부활은 성도의 부활을 보증한다. 예수님처럼 성도도 부활할 것이다. 부활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신분이 공개적으로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부활하신 예수님과 달리, 성도의 부활은 오직 하나님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즉, 하나님께서 성도를 살리실 것이다. 성도의 영혼을 이미 살리신 하나님은 마지막 날 그들의 육체도 살리셔서 그들의 옳음을 인정하고 증명해 주실 것이다. 예수님을 정죄하고 성도를 미워한 세상을 심판하실 것이다. 따라서 성도는 세상의 비판이나 박해에 좌절하지 말고, 하나님의 인정을 바라고 살아야 한다.
빈 무덤 사건, 『권해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