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B입니다. 새해 결단을 잘 지켜내고 계시나요? 어떤 목표를 세우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는 아침 큐티, 퇴근길 통독, 저녁 기도, 이 세 가지를 지켜보고 있는데요, 어김없이 찾아오는 유혹을 (아직) 무사히 이겨내고 있어요. 성령의 도우심으로 또 다음 뉴스레터를 들고 올 때까지 꾸준히 지켜낼 수 있기를!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숱한 난관과 갈림길, 어디쯤 지나고 계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련회를 꼽으라면, 한 여름에 '천로역정'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고등부 수련회를 떠올리곤 합니다. 알쏭달쏭한 지도를 손에 쥐고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모래주머니를 들고 가야 하는 미션을 만나기도, 걸음을 붙잡기 위해 그늘 아래 쉼과 간식으로 유혹하는 얄궂은 함정에 빠지기도 했던 일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선명하거든요. 🧐 그때 모든 미션을 완수하고 보상으로 받은 팥빙수가 얼마나 달콤했는지! 솔직히 프로그램의 취지는 듣는 둥 마는 둥, 팥빙수를 퍼먹기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나중에서야 알겠더라고요. 그 여정이 무엇을 의미했는지 말이에요. 

그는 불편한 마음으로 길을 걷다 좁은 길의 왼쪽 담을 넘어오는 두 사람을 보았다. 그들은 크리스천을 향해 가까이 다가왔다. 한 사람의 이름은 허례Formalist였고, 다른 사람의 이름은 위선Hypocrisy이었다. 크리스천이 두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 

크리스천 이봐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허례와 위선 우리는 허영Vain-glory이란 땅에서 태어났는데, 시온산에 가면 영예를 얻고 칭송받을 수 있다기에 가는 길이오. 

크리스천 그런데 왜 이 길 입구에 있는 문으로 들어오지 않았습니까? “문을 통하여 양의 우리에 들어가지 아니하고 다른 데로 넘어가는 자는 절도며 강도요”라는 말씀을 모르시나요?요 10:1 

허례와 위선은 자기 동네 사람들은 좁은 문의 입구가 꽤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대개 이렇게 담을 넘어 들어온다고 말했다. 

허례와 위선 우리가 이미 이 길에 들어와 있는데 어떻게 해서 들어왔는지가 뭐가 중요한가요? 이러나저러나 우리는 다 이 길로 들어왔습니다. 보아하니 당신은 좁은 문으로 들어왔나 본데, 그리로 온 당신이나 담을 넘어온 우리나 똑같이 이 길 위에 있지 않나요? 도대체 나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군요. 

크리스천 당신들은 문으로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율법의 행위와 규례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갈 2:16 그리고 내가 등에 걸친 이 옷은 내가 가는 곳의 주님께서 주신 것입니다. 당신들이 말한 것처럼 내 벌거벗은 몸을 가리라고 주신 것이지요. 이 옷은 그 전까지만 해도 겨우 누더기만 걸치고 있던 내게 주님이 보여 주신 은혜의 징표입니다. 내가 천성 문에 이르면 주님은 내 등에 걸친 이 옷으로 나를 알아보실 것입니다. 내게서 누더기를 벗기고 거저 입혀 주신 이 옷으로 말입니다. 참, 당신들은 눈치 채지 못했겠지만 내 이마에도 표시가 있습니다. 내 어깨에서 짐이 떨어져 나갈 때 주님의 가장 가까운 종 가운데 한 명이 내 이마에 찍은 것이지요. 한 가지 더, 봉인된 두루마리도 하나 받았는데, 순례의 길을 걸으면서 읽으면 큰 위안이 될 거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천성 문에서 그 두루마리를 통행증으로 제시하면 된다고 했지요. 하지만 당신들은 문으로 들어오지 않았으니 이 모든 것이 없을 테지요. 

허례와 위선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기에 크리스천을 조롱하듯 서로 쳐다보며 웃어 댈 뿐이었다. 그들은 다시 걷기 시작했고 크리스천이 그들보다 조금 앞서 걸어갔다. 크리스천은 더 이상 그들과 말을 나누지 않았고, 때로는 한숨을 내쉬며 때로는 깊은 위안 속에서 걸어갔다. 또한 틈만 나면 빛나는 사람이 준 두루마리를 꺼내 읽으며 새로운 힘을 얻었다. 

내가 보니, 그들은 곤고의 산The Hill Difficulty 기슭에 이르렀는데 그곳에는 샘 하나가 흐르고 있었다. 또한 그곳에는 좁은 문에서부터 이어진 길 외에 다른 두 길이 더 있었다. 두 길은 각각 산의 왼편과 오른편으로 굽어 있었다. 반면, 좁은 길은 산 위로 곧장 이어져 있었다(산비탈로 올라가는 이 길의 이름은 고난Difficulty이었다). 크리스천은 샘으로 가서사 49:10 목을 실컷 축인 뒤에 이렇게 노래하며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산이 아무리 높아도 기어코 오르고 말리라. 

아무리 험난해도 포기하지 않으리라. 

생명으로 가는 길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지. 

자, 힘을 내자. 나약해지지 말자. 두려워하지 말자. 

편하지만 화로 이어지는 그릇된 길보다 

아무리 힘들어도 옳은 길로 가는 편이 낫다네. 

다른 두 사람도 산기슭에 이르렀다. 하지만 산으로 곧장 이어진 높고 가파른 길 외에 다른 두 길이 있음을 본 두 사람은 이 두 길로 가도 결국 크리스천과 산 너머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곁길로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 길 가운데 하나의 이름은 위험Danger이었고, 다른 길의 이름은 멸망Destruction이었다. 

존 번연, 『천로역정』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무지해서 걸려 넘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오늘 내 귀에 들린 소리가 '허례와 위선'의 달콤한 속삭임인 줄 모르고, 내 앞에 놓인 길이 '위험'인 줄 모르고 발을 디딜 때가 있지요. 물론 알면서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때도 많고요. 누군가 앞으로 내가 맞닥뜨릴 일들을 미리 일러주고 실질적이고 성경적인 지혜를 가르쳐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혹시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다면, 어쩌면 이 책이 그 역할을 해 줄지도 모르겠어요. 영원한 상급을 좇는, 앞서간 누군가의 일기장을 열어본 듯한 느낌을 주거든요. 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무엇을 행하고 무엇을 행하지 않는지를 낱낱이 보여 주고, 또 그가 영광의 문 앞에 이르는 순간까지 어떻게 달리고 또 달리는지, 그 순례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걸음마다 찾아오는 온갖 유혹의 소리에도, 손으로 두 귀를 틀어막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이를 악물고 “생명! 생명! 영원한 생명!”을 외치며 내달리는 주인공. 사실 수차례 읽고 들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내게는 영원한 면류관이 정말 가장 중요한 가치인가', '내가 순례자임을 잊고 있지는 않았나', '나는 지금 숱한 난관과 갈림길 중 어디쯤 지나고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게 되더라고요. 영적 거장이라 불리는 찰스 스펄전이 이 책을 100번이나 읽은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구독자님, 거룩을 향해 가는 여정 중 어디쯤 걷고 계시나요? 내가 옳은 길로 가고 있는지 아닌지 확인해 보고 싶으신가요? 그렇다면 지금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의 걸음을 비춰 보세요. 지금 내가 어디에 서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밝히 보여 주는 영혼의 등불이 되어 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