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Y입니다. 공기가 급 추워졌는데 따뜻하게 하고 계신가요? 11월 말이라는 게 정말 실감 나는 날씨입니다. 출근길에도 콜록콜록, 훌쩍이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끈한 물 한 모금, 폭닥폭닥한 이불과 함께 포근한 겨울을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다니엘을 보며 배우는 소망의 자세

요즘 『안티프래질』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불확실하고 압박을 주는 상황이 닥쳐도, 단순히 견뎌내는 것 대신 더욱 성장하고 강해지는 특성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 주는 고통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강인한 사람. 레터를 준비하면서 읽으니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위해 세상에서 분투하고 계시는 분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 구독자님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한 장, 시작할게요.

다니엘은 소망의 사람이었다. 그런데 내가 다니엘이 품었던 소망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 무슨 말인지를 제대로 알아듣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하나같이 다니엘이 품었던 것과 전혀 다른 소망을 떠올린다. 그것은 사람들이 멍청해서가 아니다. 내가 말을 잘못해서도 아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정의를 사용하는 것이 문제다.

같은 단어라도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예컨대, 고등학생 자녀가 부모에게 친구들은 ‘모두’ 파티에 간다고 말하는 것은 ‘대부분의’ 친구가 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부모가 ‘모든’ 친구가 파티에 가지는 않는다고 말할 때는 말 그대로 모두를 의미한다. [...]

‘소망’이란 단어에도 그런 문제가 있다. 오늘날 소망은 다니엘이 품었던 성경적인 소망과 전혀 다른 의미로 변해 버렸다. 이제 소망은 주로 바람(‘멋진 휴가가 되었으면 좋겠어!’)이나 긍정적인 사고(‘희망의 끈을 놓지 마. 이겨 낼 수 있어!’)를 의미한다.

하지만 다니엘의 소망은 바람이나 긍정적인 사고와 상관없었다. 다니엘은 만사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바라지(wish) 않았다. 만사가 잘 풀릴 것이라고 마음에 그리지(visualize) 않았다. 그는 (수학적 사실을 아는 것처럼) 만사가 잘 풀릴 것임을 ‘알았다’(knew). 다니엘은 세상만사를 하나님이 통제하신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한 치 앞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는 걱정하지 않았다.

다니엘은 성경적인 의미의 소망을 품었다. 그는 하나님의 인격과 주권을 깊이 신뢰하고 거기에 인생을 걸었다. 그리고 바로 그런 소망의 눈으로 주변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고, 행동했다.

이런 소망은 하루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와 동행할수록 점점 자라난다. 이것은 성경을 공부하거나 신학을 배우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차단해야 한다는 사실을 머리로 안다고 해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나님과 깊이 동행하면서 그분의 인격과 능력과 신실하심을 직접 경험할 때 솟아난다.

래리 오스본, 『바벨론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기』

오늘 보여드릴 책은 바벨론의 다니엘이 굳건한 신앙을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을 탐구합니다. 시원하게 스포일러하자면(?) 소망과 겸손, 지혜가 바로 그 비결인데요, 오늘의 한 장에선 특별히 소망에 대한 부분을 가져왔어요. 영적으로 지독히 어두웠던 바벨론에서 다니엘은 어떻게 소망을 가진 걸까요?

우선 저자는 우리가 ‘소망’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망은 다니엘에게 놀라운 확신과 용기를 품게 해준 근본이기 때문인데요. 성경에서 말하는 소망이란 곧 ‘하나님에 대한 강한 확신’임을 저자는 밝히고 있습니다. 내 삶의 모든 주권자가 하나님이심을 믿고 그 하나님의 선하심을 온전히 신뢰하는 게 곧 우리가 가져야 할 확신, 진정한 소망인 것이죠. 이 절대적인 확신은 기존 삶의 방식, 우선순위, 기준을 바꿔 우리를 진정한 그리스도인답게 만듭니다. 바벨론에서 다니엘이 그러했던 것처럼요.

물론 이런 소망의 마음을 우리가 하루 아침에 가질 수는 없습니다. 다니엘도 그랬을 거예요.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부수고 약탈하는 현장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떠올리며 평안한 마음으로 포로가 되진 못했겠죠. 분명 그도 두렵고, 힘들고, 막막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소망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믿음으로 디디는 한 걸음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해요. 순종의 행위가 하나씩 더해질 때마다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점점 자라납니다. 우상에게 바쳐진 고기대신 채식을 선택했던 순종을 시작으로, 훗날 사자 굴에 던져질 때조차 하나님의 계획을 굳게 믿을 만큼 영적으로 강인해진 다니엘처럼 되는 것이죠.

저자는 책의 다른 부분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좋은 소식은, 성경적인 소망이 천성적으로 강인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소망은 예수님을 알고 따르는 모든 이의 권리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저 믿음의 발걸음을 떼어 그 권리를 주장하는 것뿐이다.’ 저자의 말처럼 작은 믿음의 발걸음을 하나씩 떼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강인하지 않아도, 하나님을 믿고 부지런히 찾는 자에겐 반드시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니까요.

작은 것일지라도 우리가 깨달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나타나신다는 사실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것은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작은 순종이 반복될 수록 우리의 소망 역시 자라납니다. 그렇게 더 커지고 강인해진 우리의 신앙이 ‘안티프래질’하게 되는 것이죠. 하나님의 계획이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성경적인 소망과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은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구독자님, 오늘은 소망에 대한 내용만 소개해드렸지만 겸손과 지혜에 대한 내용이 아직 책 속에 있습니다. 막막한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낼 수 있는 비결이 두 가지나 더 남아있는 것이죠. 오늘의 한 장뿐만 아니라 책 전체를 읽고 하나님과 동행한 다니엘의 삶과 믿음에 대해 함께 묵상해봤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