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E입니다. 가을 장마가 끝나고 기온이 뚝 떨어지더니 감나무에서 까치가 까치밥을 먹더라고요. 근처 일용직 근로자 분도 점심 후 디저트로 감나무를 흔들어 한 알 주워가시고요. 뭔가 낭만이 있어 저도 덩달아 한 알 주웠지만 살짝 떫었... ^_ㅜ 제대로 수확하려면 조금 더 있어야 하나 봐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아직 추수할 때가 아닌지도 몰라요

예전에 어린이 성경공부 교재를 만들 때 교회를 돌아다니며 교사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이 가장 뿌듯해하는 순간은 아이들이 가르친 성경 내용을 잘 기억하거나 예배시간에 전심으로 예배드리는 걸 볼 때였습니다. 가장 낙심할 때는 아이들이 소그룹 시간에 집중을 못하거나 그날 들은 설교 내용도, 성경 말씀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였죠. 교사들은 그런 아이들을 보노라면 교재도 소용없다며 푸념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복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과 상황에 맞게 내용을 수정하는 것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느꼈습니다. 그런 저에게 확신을 주는 메시지가 하나 있었습니다. 오늘의 한 장도 이 부분과 잘 맞닿아 있습니다.

전도를 힘들어하는 세 번째 이유는 전도를 영혼 추수로만 오해하기 때문입니다. 전도가 영적 추수인 것은 맞지만, 영혼 추수로만 이해하면 씨 뿌리는 단계를 소홀히 여기는 치명적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씨를 뿌리지 않고는 추수가 있을 수 없습니다. 추수는 씨를 뿌림으로써 시작됩니다. 험하고 딱딱한 땅을 파고 고르며, 돌과 잡목을 제거하는 것도 추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전도에는 심고 거두는 최소한의 두 단계와 심는 사람과 거두는 사람, 적어도 두 사람이 필요합니다(요 4:36-37). 이 모두가 전도에 필요한 과정이며, 모두가 전도의 일꾼입니다. 전도에는 실패가 없습니다. 거두지 못했다면 씨를 뿌린 것입니다. 열매에 집착하지 않을 때 낙심하여 전도를 중단하는 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농사에서는 보통 씨를 뿌린 농부가 곡식을 거둡니다. 그러나 복음의 씨를 뿌리는 사람과 영혼을 추수하는 사람은 서로 다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나님은 영혼 추수라는 공동의 사명을 위해 어떤 사람은 땅을 고르는 자로, 어떤 사람은 씨를 뿌리는 자로, 어떤 사람은 물을 주는 자로, 어떤 사람은 잡초를 뽑는 자로, 어떤 사람은 추수하는 자로, 또 어떤 사람은 제자로 양육하는 자로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게 하십니다. 한 영혼이 구원을 얻기까지 수고한 사람들이 그 열매를 이 땅에서 직접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 헛되이 내게로 되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 이”룬다고 말씀하셨습니다(사 55:11).

전도를 영혼 추수로만 생각하다 보면 주님이 추수한 자를 가장 칭찬하실 것이라고 오해하기 쉽습니다. “내가 너희로 노력하지 아니한 것을 거두러 보내었노니 다른 사람들은 노력하였고 너희는 그들이 노력한 것에 참여하였느니라”(요 4:38)라는 말씀을 보면, 예수님은 거둔 사람보다도 씨 뿌린 사람의 노고를 더 알아주셨습니다.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꾸준히 복음의 씨를 뿌리고 결과는 성령님께 맡기면 됩니다. 성령님께서 다른 성도를 통해 당신이 만났던 영혼의 구원의 여정을 인도해 가실 것입니다. 당신이 아주 작은 역할을 담당했다 하더라도, 천국에 갔을 때 주님은 당신의 수고로 천국에 온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실 것입니다. 천국에는 눈물이 없다지만, 당신의 부족한 전도가 그들이 천국에 오는 데 쓰임을 받은 것과 주님이 그 모든 것을 기억하신 것을 보고 당신은 감사와 기쁨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입니다.

최종상, 『사도 바울이 성도에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알기 전까지 전 수 년간 성경공부 간사도 하고 주일학교 교사도 하고 찬양팀원도 하고, KOSTA 간사로도 섬기며 열심을 내었습니다. 저를 그렇게 말씀을 배우고 섬김의 자리로 끌어내기 위해 많은 선배들의 전도의 열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전 예수님과 하나님의 사랑을 인격적으로 깨닫지 못했습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를 꾸준히 케어해 줬던 리더 언니만큼은 그런 저의 영적 방황을 확실히 느꼈을 거예요.

그런 제가 예수님을 만난 건 그들과 연결이 끊긴 수년 후였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전 이런 저런 열심을 내어 신앙생활을 했고 예수님을 알아가는 기쁨에 신이 났었죠. 이런 제 모습을 그때 날 양육해 주던 리더 언니가 알았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언급한 교사분들도 제가 했던 방황의 모습을 그들의 아이들에게서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전 고린도전서 3장 6절 말씀을 나눴습니다. ”나는 심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나 자라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말성경)

오늘 나누는 한 장도 같은 메시지를 전하고 하고 있습니다. 전도를 영적 추수로만 이해한다면 추수하기까지의 과정에 담긴 노고를 간과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전도는 열매 맺음이 보이고 추수할 것이 확실한 결과뿐만 아니라 땅을 고르고 씨를 뿌리는 과정도 포함됩니다. 전문 선교사나 목회자가 아닌 성도인 우리는 한 영혼에 복음의 씨를 뿌리고 추수하는 전 과정을 다 겪어보긴 어려울 겁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양육하고 전도할 때 그 결과가 빠른 시일에 맺어진다면, 그건 하나님께서 그 인생에 복음의 씨를 뿌리고 물을 준 많은 다른 사람들을 붙여주셨기 때문일 겁니다. 저를 케어해 주었던 리더 언니 같은 사람들 말이에요. 그 일은 아주 작은 역할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저자는 “예수님은 거둔 사람보다도 씨 뿌린 사람의 노고를 더 알아주셨다”고 말합니다.

주일학교 아이들이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나는 건 성인이 된 후일 수도 있습니다. 그때까지 주일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을 계속 지켜보긴 어렵겠죠. 하지만 그들이 성장해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거듭난다면, 분명 그건 그들의 마음에 씨를 뿌리고 양육한 선생님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

구독자님, 지금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있나요? 아직 추수할 때가 먼 거 같은가요? 하지만 성령님은 그 노력의 결실에 이미 기뻐하고 계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