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E입니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긴 연휴 모두 잘 보내셨나요? 저희 집은 가족 모임을 연휴 전에 해치우고 연휴 동안은 각자 또 같이 쉼을 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회사에 돌아오니 뭔가 어색한 이유는 뭘까요? ㅎㅎㅎ 하루 빨리 일상의 리듬을 찾아 열심히 달려봐야 겠어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난 왜 쉰 거 같지 않을까

사실 저는 이번 쉼이 절실했습니다. 9월은 일터에서의 제 자질을 스스로 돌아보는 달이었거든요. 잘 하고 있는 건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필요는 잘 맞추고 있는지, 업무는 잘 감당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묻기도 하고 회피하기도 한 9월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이 급한 불만 끄듯이 한 달을 보내버린 것 같은데 유독 이번 불은 좀 컸나 봅니다. 쉬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거든요.

긴 연휴 덕분에 잠시 쉼은 가졌지만, 다시금 밀려오는 업무와 10월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이 다시금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이때 일 가운데서 은혜를 찾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우리는 안식일의 쉼이라는 성경적 개념의 진정한 지혜를 점점 더 발견하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레 동안 쉬지 않고 일해서 할 수 있는 것보다 엿새 만에 우리 삶에 더 좋은 일을 많이 하실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안식일은 자유의 선언이요, 균형 잡힌 삶의 표지다.

사람이 쉬지 않으면 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업들도 잘 알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휴가를 권장한다. 사장들은 일정을 살펴서 직원들이 휴가를 다녀왔는지 확인하기도 하는데, 충분히 쉬지 못하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회사에서도 알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이런 관행은 사실 하나님이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권면하신 성경적 원리, 곧 쉼 없이는 일할 수 없다는 원리를 반영하는 것이다. 안식을 취하는 것은 인생의 균형을 잡는 데만 유익한 것이 아니라, 직업상의 탁월한 성취에도 유익하다.

어떻게 하면 쉴 수 있을까? 우주를 창조하시고 우리를 위해 그 아들을 보내실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이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아시고, 우리 상황을 통제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괴로움과 어려움을 안겨 주는 것이 무엇이든, 모두 하나님의 통제 아래 있다. 하나님은 늘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 주시며, 우리를 보살피고 계신다. (무슨 문제가 됐든) 하나님이 알아서 하실 것이기에 당신은 그분의 능력과 공급하심을 확실히 믿고 쉴 수 있다.

브라이언 채플, 『일과 은혜』

이번 연휴는 저에게 도피의 의미가 강했습니다. 이것저것 생각하고 싶지 않고 내 눈에 즐거운 것만 보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얘기하고 싶은 것만 얘기하고 지내는 나날이었습니다.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선 "미래의 E가 하겠지"라고 미뤄두고선요. (그래서 출근한 지금, 과거의 E를 엄청 원망 중입니다. )

오늘 소개하는 이 책도 연휴 중간에 어물쩡 펼쳐 읽었습니다. 참 적절한 책을 잘 골랐다 싶었죠. 한창 쉬다가 다시 일해야 할 때 "은혜"를 논하는 책이라... 감사하게도 이 책은 원리만을 주장하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모든 주제에 다양한 예시를 들어가며 적절히 방향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말미에 쉼에 대한 부분을 읽었는데 이번 나는 연휴 동안 "잘 쉬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지 되돌아봤습니다.

모든 걸 잊고 여행을 떠나서 좋았고, 가족과 도란도란 시간을 보내서 좋았지만, 그 가운데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망각했습니다.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고 내 즐거움만 찾아 다니고 조용하고 평화롭기만 하면 그게 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이고 은혜고 하나도 생각나지 않았고 그저 내 몸이 편하니 나도 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에서마저 도피해 놓고 '자유'를 누린다고 착각했습니다. 그랬기에 이 책도 쉽게 쉽게 읽다가 마지막에 무거운 무언가가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나는 일만 안 했다 뿐이지 안식하진 못했구나. 내 모든 염려와 상황을 주님께 맡기지 못하고 도망만 다녔구나. 그래서 이렇게 다시 출근하니까 '내가' 감당해야 할 업무에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는구나.

비록 절반 조금 넘게 남은 10월이지만, 이달만큼은 정신차리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 채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나 혼자 감당하는 것이 아닌, 나보다, 그 모든 상황보다 더 크신 하나님께 나의 염려까지 맡겨야겠다고 다짐합니다. 9월도 그랬다면 그렇게 연휴를 갈망하며 소진되는 느낌에 빠져들진 않았겠다는 후회도 살짝 하면서요.

구독자님, 연휴 가운데 하나님과 함께 안식하셨길 바랍니다. 🙂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한 주도 하나님의 크신 손길 아래서 안식과 일을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