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천고마비 계절에 살이 오르고 있는 에디터 E 인사드립니다. 아부지 일터가 시골인데 수확철이 되니 여기저기서 농사지었다며 고구마, 포도, 호박잎, 밤 등을 한가득씩 나눠주시거든요. 세상에나 밤고구마가 그렇게 포슬하고 알찰 줄이야… 포도가 왤케 단지… 밤은 또 어떻고요. 밤마다 한입 가득 먹으니 살이 안 찔리가요… 지금 아니면 이런 햇과일, 햇고구마 못 먹을 테니 감사하고 있습니다. 😋

가을의 햇고구마만큼 우리에게 꼭 필요할(맛있는)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사랑, 그거 어떻게 하는 건데?

최근 자존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됩니다. 나를 중요하고 가치 있는 사람으로 여길 수 있는 근거는 무었일까? 그리스도인이라면 당연히 “하나님이 값없이 주시는 사랑”에 근거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자격 없는 나에게 의롭다 하시고, 나의 수많은 죄에 대한 죗값을 대신 치러주신 주님의 은혜만으로 나의 값어치는 정해졌습니다. 그만큼 소중한 존재라는 걸요. 그런데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미 받은 은혜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자신의 “자격 없음”에 더 초점을 두고 살아가는 걸 느낍니다. 그래서 해야 할 일을 잘 못할 때 낙심하거나, 자기 주장을 할 때 위축되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연애과 결혼, 이성의 관계에 대한 책이긴 합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모두가 기본적으로 장착해야 할 마음가짐을 알려 줍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자존감을 높여 준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깊이 경험하자.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하나님을 무서운 분으로 인식해서 두려움을 갖는다. 친밀함을 느끼는 대신 관계의 가로막힘을 느끼는 것이다. 나도 하나님에게 사랑받기 위해 수없이 노력하며 헌신했었다. 그러다가 근무력증에 걸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숨만 쉬는 그 상황에서, 로마서 말씀을 통해 주님은 내가 애쓰고 노력하지 않아도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분이심을 깨닫고 자유함을 얻었다.

착한 사람으로 살지 말라 

착한 사람은 ‘나’가 없는 사람이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다른 사람의 요구에 자신을 맞추어 사는 사람이다. 착한 사람은 늘 희생하고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워 주기 위해 무던히 애쓰며, 그렇지 못했을 땐 죄책감을 갖고 살아간다.

…

그리스도인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그리스도인들은 무조건 착하고 참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를 희생하고 자기를 무시한 채 살아간다. 표현도 못하고 다 참으며 살다 보니 정서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인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참고 인내하라고 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며 우리가 우리 존재를 사랑으로 아끼며 살아가기를 원하신다. 우리가 무시 받고 희생하며 살기를 원치 않으신다. 우리를 가치 있고 소중하게 만드신 하나님이 우리를 아껴 주듯, 우리도 우리 자신을 가치 있고 소중하게 대하며 살자.

예수님은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이웃을 건강하게 사랑하려면 먼저 나부터 건강하게 사랑해야 한다.

김숙경, 『그런 당신이 좋다』

구원의 순간과 별개로, 신앙생활을 시작했을 때 나에게 한없이 잘해 준 공동체 언니 오빠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아마) 주님의 은혜를 깨닫고 자신의 소중함과, 나보다 먼저 겪었을 삶의 어려움을 이해하기에 날 도와줬을 텐데, 신앙의 열심만 배운 저는 베풀 수 있는 근원은 갖추지 못한 채 외형적으로만 착한 그리스도인으로 산 적이 있었습니다. 온전한 주님의 은혜를 경험한 적이 없으니 삶에 부침이 왔을 때 신앙 생활 경험은 도움이 못 되었습니다. 취직이 안 될 때는 가족을 “돕는다”는 핑계를 도피처 삼아 직장을 못 구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났습니다. 내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가족을 돕기 때문이라고 둘러댈 수 있었죠.

그 이면에는 저의 낮은 자존감이 있었습니다. 사랑 받을 자격은 온전히 주님의 은혜에서 온다는 걸 알지 못했기에, 가족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야만, 내 취직 기회를 버리고라도 뭐라도 해야만, 그 순간에 나의 가치가 조금이라도 인정받고 옳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는 거란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후론 달라졌습니다. 초반엔, 그 은혜를 알기에 남에게 베풀어야 하는 걸 아는데, 하기 싫어서 씩씩거리면서 했어요. 꼭 자존감 낮았던 그때처럼 수그리고 행동하는 것 같은 느낌에 반발심이 컸습니다. “나도 힘든데 안 해도 되잖아? 꼭 잘 해 줘야 돼? 내가 져 줘야 돼?” 싶었습니다. 은혜의 깊이를 알아갈 수록 그런 마음은 차차 사그라들었습니다. 예전 언니 오빠들처럼 그냥 잘 해주고 싶었고, 내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살아가면서 내가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임을 깨닫는 경험이 많아질 수록 남을 대하는 것도, 상황에 휘둘리는 일도 적어졌습니다.

저자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자신처럼 대하기에 사랑하기 어렵다.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런 자존감이 있어야만 남을 사랑할 수 있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결혼 생활에서도 건강한 배우자와의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다고요. 결국 스스로 착한 사람이 된다고 관계를 온전히 이어나갈 수 있지 않습니다. 결혼 생활이던, 가족과의 관계던, 사회생활이던 간에요.

구독자님, 사랑받고 있나요? 사랑하고 있나요? 얼마만큼요? 하나님의 사랑만큼 풍족하게 스스로를 사랑하시길 바라요. 그 사랑이 우릴 서로 사랑하게 만들 거니까요.

p.s. 다음 주 뉴스레터는 긴 추석 연휴를 맞아 한 주 쉬어갑니다. 구독자님도 연휴 동안  평안한 쉼과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하길 바라요. 우리는 10월 13일에 다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