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커지는 만큼 감정도 널뛰고 있는 에디터 E 인사드립니다. 가을이 오긴 왔나 봐요. 이렇게 하루종일 감정과 생각이 왔다갔다 하는 걸 보니까요. 그렇지만 푸르고 높은 하늘을 우러러 보노라면 계절의 변화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는 복을 상기시킵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챗지피티에서 말고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니가 날 알아?

지난 3년간 뉴스레터를 쓰면서 제 개인적인 얘기와 성향, 믿음 등을 구독자님과 꽤 많이 나눈 것 같아요. 그간의 뉴스레터를 읽는 것만으로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대강 감이 오실 거예요. 하지만 저를 다 알지는 못하죠. 그리고 제가 구독자님에게 보여주지 않은 면모는 어떤 모습인지 상상도 못하실 걸요.

최근에 알게 된 친구가 저에게 그러더라고요. “너는 자유로운 영혼 같아, 그리고 되게 여유 있어 보여.“ 뭔가 좋은 모습으로 비춰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으쓱해지면서 살짝 겸손한 척 ”에이, 아니야~“를 시전했죠. 하지만 사실 전 요즘 전혀 여유롭지 않아요. 생각보다 바쁘고 속으로 조바심 가득하고, 자유로워 보이기 위해 포기를 빠르게 하죠. 속으론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 말이에요.

아마 부모님도, 동생도 저를 속속들이 알 순 없을 거예요. 가끔은 스스로도 몰란던 면모가 드러날 때마다 “E, 너 이런 사람이었어?”라며 자문하며 놀라워 하는데요…

그런데 이런 저를 모두 다 아시고 사랑하는 분이 계세요. 오늘은 크리스천이라면 다 아는, 그러나 결코 당연하지 않은 내용을 나눠 보려 합니다.

책 제목이 도발스럽죠? 그만큼 이 책은 누군가는 어렵게 여기는 복음과 구원이라는 주제를 귀여운 그림체와 함께 핵심적이고 쉽게 풀어내었습니다. 이미 다 아는 복음의 내용을 신학적이지 않고, 교회 언어가 아닌 일상의 언어로 읽자니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었어요.

교회스러운, 크리스천 문화가 깔린 곳에서 보여지는 나나, 사회적 규범과 체면이 요구되는 곳에서의 나는 사람들에게 “쟤 참 나쁘지 않은 사람 같아,” “E는 여유롭고 즐거워 보여“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하지만 제 속에는 말 못할 온갖 구질구질함과 치졸함, 죄악스러운 생각들이 가득합니다. 그건 아마 이 세상에선 제 일기장만 알 거예요.

구원을 이해하기 전엔 그런 괴리가 절 괴롭혔습니다. 그러나 구원을 맛보고 익숙해진 지금은 그런 상태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쉽게 치부하곤 합니다. 내 죄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익히 알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내가 ‘사랑받을 만한 존재’임을 당연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예수님이 왜 날 위해 돌아가셨겠어?’ 싶은 거죠. 애초에 절 괴롭혔던 나의 자격없음을 망각하고 “그래도 주변에서 날 괜찮게 보니까…”라는 이유가 하나님께도 먹혀서 구원 받은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런 부분을 보고 “그래서 널 사랑해”가 아니라 제 죄를 보시고도 “응, 알아. 근데 그게 왜?”라고 말씀하시는 분임을 깨닫습니다. 그 은혜로 지금 제가 있고, 그나마 “E는 나쁘지 않은 사람 같아” 소리 듣는 거라는 걸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느꼈던 주님의 은혜를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리고 아직 죄와 은혜를 모르는 친구에게 그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행동으로 예수님의 은혜와 사랑을 흘려보내 줄 수 있을 것 같단 소망도 품게 됩니다.

구독자님, 평범한 일상의 언어로 복음의 메시지를 다시 한번 읽어 보세요. 지금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임재가 더 특별하게 느껴질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