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급격히 시원해진 바람에 놀라고 있는 에디터 Y입니다. 신기하게도 9월 땡 되자마자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네요. 뛰기 좋은 날씨가 돌아온 것 같습니다. 한낮엔 조금 햇살이 뜨거운 듯하지만, 그래도 날씨가 항상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구독자님도 쾌적한 9월 보내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우리가 아멘할 때 하나님도 보셨어요

최근 교회에서 약간의 소란을 겪었어요. 예배 시작 전, 성도들이 하나 둘 착석하고 찬양팀은 찬양을 준비하는 때에 권사님들 간의 다툼이 있었던 거예요. 이 근방 자리는 A구역 권사님들끼리 앉는 것이 암묵적인 룰인데, 다른 구역 권사님이 몇 번 앉은 것이 갈등의 원인이었습니다. 사도신경의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구절이 입 속을 맴도는 주일이었죠. 🥲 슬픈 일이지만 믿는 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을 종종 보게 될 때가 있어요. 남의 모습을 보며 덕이 되지 않는다고 여기다가도, 나 역시 온전한 존재가 아님을 체감하는 때가 오기도 하고요. 이토록 불완전한 우리,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 동네 슈퍼마켓 주인이 손님에게 말했다.

“우리 동네 교회에 목사님이 새로 오셨답니다. 그런데 설교를 잘한대요.”

“그 교회에 나가시나요?”

“아니요.”

“그런데 어떻게 그 교회 목사님이 설교를 잘하는 줄 알아요?”

주인이 말했다.

“우리 집에 외상값을 갚지 않던 저 교회 교인이 오늘 외상값을 갚았어요.”

성화는 예배당에서만 만나게 되는 종교 목록이 아니다. 예배할 때 기도할 때 찬송할 때 은혜가 되고 마음이 숙연해지면 성화가 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것이 예배당에서만 일어난다면 그것은 성화가 아니라 종교적 위선이다. 예배당을 벗어나서도 신앙 행위에서 오는 성화되는 느낌이 그대로 유지될 때 진정한 성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

불심이 깊은 불교도들이 남한강에 물고기들을 방생한 뒤 횟집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온다는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살생을 금하는 것은 소극적인 선행이요 방생은 적극적인 선이라 하여 포획된 물고기나 새, 짐승을 살려 보내는 방생재를 지낸 바로 그날 물고기를 입에 넣다니, 얼마나 이율배반적인가. 크리스천은 그렇지 않은가? 사랑하라는 설교를 듣고 이웃을 미워한 것을 눈물로 회개하고는 주차장에서 신자들끼리 다툰다. 남을 먼저 대접하라는 본문에 깊이 감명을 받았다고 입으로 고백하고는 애찬실에서 내 손자 고기 한 점 더 먹이려고 다른 할머니에게 눈을 흘긴다. […]

우리가 은혜 안에서 살아가려면 실생활에서 성화생활을 해야 한다. 들은 말씀과 드린 기도, 부른 찬송을 생활로 살아내야 한다. 들은 말씀을 생활로 살아내야 하고 드린 기도를 생활에서 살아내야 하고 부른 경배 찬송을 생활에서 몸으로 살아내려고 할 때 은혜 안에서 자라 가며 은혜의 사람이 된다. 은혜의 체질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님을 날마다 자각하고 고백하며 사는 것이 성화의 여정이다.

강정훈, 『생활 거룩』

오늘의 한 장을 보며 생활 속에서 드러나야 할 우리의 거룩함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저자는 크리스천의 생활 성화가 아주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하나님께서 해 주신 구원, 그 귀한 구원 이후의 생활은 어떤 지 성도 스스로 돌아보라는 것이죠. 섬김과 나눔, 사랑이 있는 예배당을 나온 뒤 밖에서도 그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하면서요.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에게 필요한 생활 성화 목록을 아주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어쩌면 시시콜콜해 보이는, 일상의 순간들을 짚고 있죠. 저자의 표현처럼 ‘성화는 예배당에서만 만나게 되는 종교 목록이 아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일상의 작은 순간 순간에도 성화의 모습이 드러나야 함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실생활을 성화생활로 채워야 한다는 것이죠. 이렇게 예배당을 벗어나서도, 우리가 성화생활을 해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의 다른 부분에서 저자는 내가 무엇에 대해 아멘했는지, 몇 번을 아멘했는지, 내가 아멘하고 살아가야 할 말씀은 무엇이었는지 ‘기억’해야 한다고 말해요. 처음부터 듣고 실행하려는 각오를 가지고 말씀을 대하라는 뜻이죠. 각오 없이 들은 말씀이 아니라면 ‘아멘’과 함께 곧바로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행하지 않고 잊어버린다면 아멘을 선포한 사람이나 아멘을 모르는 사람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물론 우리가 성화생활을 하는 이유가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기 위함은 아니에요. 하지만 우리의 행동을 하나님이 보고 계신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토록 아멘하는 말씀을 따르려면 우리의 믿음은 행위와 함께 가야 합니다. 성경 말씀처럼 우리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함과 거룩함을 따라’야 합니다 이것이 없이는 아무도 주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죠(히 12:14). 우리가 성화생활을 실천한다면 옳지 못한 행동이라는 우리의 쓴 뿌리로 많은 사람이 더럽게 되는 것도 막을 수 있고요(히 12:15).

잠시 말씀드렸던 저희 교회에서의 일도 생각해보면, 일찍 와서 예배를 준비하며 사모하는 마음과 친한 지체들과의 교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일을 겪으며 우리의 선한 마음도 이따금씩 상황에 따라, 혹은 우리의 약함에 의해 그 아름다움이 가리워질 수 있음을 느꼈어요. 저도 그렇고 우리 모두는 그런 약함을 동일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말처럼 말씀을 지킬 각오, 말씀을 삶에서 실행할 각오를 가지고 말씀을 대하는 자세를 갖추려고 합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보고 계시니까요.

구독자님, 저자가 말한 것처럼 들은 말씀과 드린 기도, 부른 찬송을 생활로 살아내는 우리가 되길 원합니다. 믿음과 생활이 일치하는 아름다운 성도의 모습, 함께 이뤄나가길 기도하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