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B입니다. 오늘 레터는 조금 특별한데요. 제가 올해 여러분에게 전하는 마지막 레터가 되겠습니다. 💌💧 지난 레터들을 통해 나눴지만, 최근 가정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자녀를 선물로 주시기도 했고,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야 할 이유들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잠시 일을 내려놓고 긴 휴가를 떠납니다. 마지막 레터라고 하니, 여러 추억들이 스치네요. 독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할까 고민하며 레터를 기획했던 때, 두근두근 첫 레터를 발송했던 때, 홀로 매주 레터를 작성하며 고군분투했던 때, 독자들의 피드백을 보며 위로와 힘을 얻었던 때, 노트북 앞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었던 때...🫧 어떻게 보면 약 3년간의 제 삶이 녹아 있는, 일기와도 같은 이 레터에 마침표를 찍으려니 괜히 섭섭한 마음이 드네요. 그간 종종 제 레터에 답장을 남겨 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이 일에 큰 보람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앞으로 에디터 E, 에디터 Y의 레터도 매주 열어 보고 꼭 답장을 남겨 주세요! 제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모두 이 자리에 여전히 계실 줄 믿고 떠납니다...🎒 모두 몸과 마음과 영혼의 건강을 잘 챙기세요! God bless you 🩷

하나님의 열심이 우리를 끌고 갈 거예요

마지막 레터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보면 좋을까 심히 고민이 됐는데요. 마지막으로, 지금 제게 꼭 필요한 책을 골라보기로 했어요.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신앙생활로 좌절에 빠져 있는 이들, 신자이면서도 신자로서 만족함이 없고 자신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어쩌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입니다. 제가 요즘 그렇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러분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오늘 이 레터가 여러분이 걸어가는 믿음의 길에 큰 힘이 되길 소망해 봅니다.

우리는 신앙의 근거와 신앙을 유지하는 힘을 자기 자신에게서 발견하고 싶어 하는 유혹을 종종 받습니다.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아 자기만족을 얻고 싶은 것입니다. 그러다가 자신에게 실망하고 좌절하는 일이 생기면 신앙도 같이 흔들립니다. 내가 좌절하면 십자가도 나약해 보이고 내가 실패하면 하나님도 실패하신 것 같은 감정이 우리를 부여잡습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구원은 우리가 요청하지 않았을 때에 하나님이 이미 시작하셔서 완성하신 일입니다. 하나님 편에서 이미 완성하신 구원이지만, 여전히 세상에 있는 우리는 매일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기보다 실수하고 실패하는 때가 더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실수와 실패로, 하나님이 이미 이루셨고 마침내 이루실 이 일이 방해받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은 쪼개 놓은 제물 사이를 아브라함더러 함께 지나가자고 하시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를 하나님 홀로 통과하셨습니다. 이것이 무엇을 보여 줍니까? “어디 한번 내 앞에서 ‘나는 안 돼. 나는 할 수 없을 거야’라고 버텨 보아라. 누가 이기나 보자”라는 하나님의 집념이 여기 담겨 있습니다. “나 같은 건 천국 못 가요”라고 전봇대를 붙잡은 채 전깃줄로 몸을 묶어 두면 하나님은 전봇대를 뿌리째 뽑아 우리를 데려가십니다. 전봇대에서 우리만 겨우 뜯어내는 정도가 아니라 거대한 굴착기로 전봇대가 박힌 땅을 통째로 퍼서 데려가십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셔서 하신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라는 말씀 속에는 이런 하나님의 열심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은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다. 너 어디 한번 버텨 보거라. 안 하겠다고 어디 한번 반항해 보거라” 하시며 당신의 열심과 의지로 아브라함을 강권하시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열심과 의지를 오늘 우리에게도 드러내십니다. 두렵고도 감격스러운 구원입니다. 누가 하나님의 일하심을 가로막겠습니까? 하나님이 저 죄악으로 물든, 영원히 형벌받아 마땅한 자리에 있는 우리를 그 구정물 속을 휘저어 끄집어내셨습니다. 그렇게 건져 내신 우리를 지금도 여전히 씻기고 계십니다. (…)

아브라함에게 보이신 하나님의 설득과 간섭이 우리의 신앙 여정에도 있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이런 눈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삭을 고대하며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처음부터 이삭을 바치는 자리에 가 있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아브라함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각자가 서 있는 믿음의 자리는 지금까지 하나님이 우리를 설득해 이르게 하신 자리입니다.

박영선, 『하나님의 열심』

저는 빈틈없이 이상적인 신앙생활을 머릿속에 그리며 완벽한 신자로 살기를 원했어요. 매일 새벽에 기도하고, 하루를 말씀으로 시작하고, 때마다 금식하며 간구하고, 한 영혼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쏟고, 아낌없이 헌금하는 그런 삶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그게 뜻대로 될 리가 있나요. 실수하고 실패하는 때가 더 많죠. 내 마음은 왜 무익한 것들을 갈망하는지. 내 마음을 하나님께 두기가 왜 이렇게 어려운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실패를 곱씹다 보면 자신에 대한 실망과 좌절을 넘어 분노를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오늘, 저자는 그런 우리에게 "신앙은 우리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야 성장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전해요. 지금 우리 수준에서는 십일조 내는 것도 아까워서 벌벌 떨지만,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던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 이삭을 바친 아브라함이 되었던 것처럼, 하나님은 마침내 우리를 항복시켜 우리가 하나님만으로 충분히 만족하여 하나님에게 더 드릴 것이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 들 경지에까지 우리를 끌고 가실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리고 더불어 이 진리 아래 숨은, 우리를 끌고 가시는 하나님의 열심의 동기를 주목하여 보게 하는데요. 그는 "하나님은 단순히 보조자로서 우리를 도와주시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도와주시는 것은 우리가 당신의 자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요.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어떤 악한 일보다 더한 짓을 저지를 수 있지만, 당신의 자녀를 향한 깊고 크고 무한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 하나님은 우리를 반드시 고치시고 당신의 자녀답게 만드실 것이라는 소망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혹시 신앙생활이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거나 신자로서 자신감이 없나요? 어쩌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사랑받는 자녀로 서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내가 옳게 살았는지 그르게 살았는지 따지는 재판관이 아니라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끝까지 도우시는 내 아버지라는 진리를 신뢰할 때, 비록 넘어지더라도 하루하루 감사와 기쁨이 넘칠 줄 믿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님의 일하심으로 성장해 가는 자녀라는 사실을 살펴보았는데요.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니 그럼 우리는 그저 앉아 놀고먹으면 될까요? 아니요. 저자는 우리가 서 있어야 하는 신앙의 자리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나는 선을 행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죄를 지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이 없이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주님, 나를 자비와 인자와 긍휼로 다스려 주시옵소서'. '내가 주의 목전에서 쫓겨났을지라도 다시 주의 성전을 바라보겠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바로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뿐입니다'. 이 기도를 우리 모두의 마음과 입술에 깊이 새길 것을 권면합니다.

구독자님,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수준에 대해 당황하거나 절망하지 마세요. 우리가 누구의 손에 붙들려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 앞에 밝은 소망을 품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설득하시지 않는 인생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열심은 오늘도 한결같이 모두에게 충만히 다가옵니다. 불변하고 여일한 이 열심 앞에 기꺼이 항복하고 기뻐하는 복된 신자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