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청년 시절 폐병으로 입원한 요양원에서조차, 오히려 내게 주님을 만날 조용한 장소를 주셨다며 하루의 반을 기도와 성경으로 살고, 남은 하루의 반을 전도로써 지냅니다. 깨어있을 때나 꿈결에서나 하나님과의 만남을 사모하는 그의 고백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의 일기에 기록되어 있어요. 그리고 몸이 아픈 탓에, 아직 누구 때문에 큰 손해도 못 보고 남의 가난과 아픔을 져 보지도 못한 것을 애통해 하며, 그만큼 이곳에 있는 환자들을 위해 울고 이들에게 생명의 주님을 전하는 그리스도의 편지요 사도로서의 사명을 성실히 감당합니다.

이처럼 그의 인생의 목적은 단 하나, 평생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것. 가난하게 살아도 좋고, 무명의 촌에서 아무 명예도, 권세도, 자랑도, 칭찬받음도 없이 살아도 좋지만,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없게 해달라는 것이 그의 유일한 간구입니다. 그가 1년 동안 충분히 쉼을 취하며 건강을 돌보려는 것도 결국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다 쓰러져 죽기 위해, 더 악착같이 쓰러지기 위해 돌보는 것이고요.

그런데 그는 이렇게 살면서도 여전히 이상한 것으로 가득 차 있는 자신의 마음을 보살펴 주시고 생활과 습관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의탁합니다. 같은 그리스도인이지만 전혀 다른 삶의 모습을 보며 물음표를 던져보게 됐어요. 정말 이렇게 살 수 있단 말인가?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하는가?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다른 날의 일기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스도를 인격적 구주로 영접하고 그분의 십자가와 피 묻은 손을 실제로 경험한 사건 때문에 내 인생은 달라졌다. 그 뒤 예수님을 정신없이 좋아했다. 목이 쉬도록 찬송하고 울면서 기도했고 밤을 새워 성경을 읽었다. 큐티 노트를 만들어서 큐티를 규칙적으로 했다.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 먹고 자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밤이건 낮이건 전도했다. 구치소에 가서 사형수를 만났고, 학생들을 양육했으며, 주일마다 인천까지 가서 전도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영혼에 태풍이 불었던 것 같다."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인 만남이 그로 하여금 그 삶을 살게 했던 거예요. 평생 주님을 노래하는 삶, 주님이 주신 명령이라면 죽음도 불사하는 삶,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이 나의 전부인 삶을요. 그럼 여기서 또 질문을 던져보게 되죠. 그렇다면 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났다고 할 수 없는가? 나는 왜 그와 다른 삶을 사는가?

제가 그의 일기를 좀 더 살펴본 바에 의하면, 인생에 단 한 번의 만남이 아니라, 날마다 만났다는 데 차이가 있었어요. 날마다, 그는 날마다 고통과 수난에 찌그러진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을, 피 묻은 그리스도의 손과 발을 보며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의 이 몸과 마음은 주님이 피로 사신 것인데, 그 오욕과 수모와 극한의 고통으로 사신 것인데... 주님의 심장과 바꾼 사랑의 대가인데…"

이것이 그의 생애의 출발점이고 원동력이었던 거예요. 주님을 노래하지 않고는, 그 피를 전하지 않고는 살 수 없었던 거죠. 구독자님, 날마다 주님과 만나고 계신가요? 사랑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삶을 계신가요? 스물셋 청년의 일기가 오늘 우리에게 묻습니다. "그대 청춘아, 지금 어디 있는가?"

그의 물음에 무어라 답할 수 있을까. 일기를 쓴다면 나는 어떤 문장들을 써 내려갈까. 부디 우리에게도 그와 같은 고백이 있길 소원합니다. 날마다 십자가를 바라보는 가운데 메말라있던 감격과 감동이 회복되고 우리의 삶이 거룩하게 세워지는 은혜가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