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Y입니다. 더운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건강식 챙기고 운동하는 재미를 붙이고 있어요. ‘저속노화’ 하겠다는 동생이 집밥을 잡곡밥으로 바꾼 것이 변화의 시초입니다. 운동할 때마다 ‘주여, 그동안 제가 마구 먹어왔나이다’ 하고 회개(?)하고 있어요. 어떤 운동을 얼마나 하고 무엇을 먹었는지 계량하는데, 데이터를 모으니 변화도 잘 보이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기에도 좋더라고요. 근거를 가지고 스스로를 정비하는 기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그럼에도, 우리 친하게 지내요

오늘 소개할 책은 교회의 핵심 사역에 대한 교회 구성원들의 생각을 통계로 보여주는 책이에요. 그래프가 많이 나오죠. 예배, 교육, 친교, 봉사, 선교라는 5가지 영역에 대해 성도는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목회자는 어떤 답변을 하였는지 상세한 분석이 담겼답니다. 오늘의 한 장에서는 ‘친교’에 대한 내용을 조금 소개할게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같이 살펴볼까요?

이번 조사에서 성도들에게 담임목사가 설교에서 성도 간의 친교와 교제를 강조하는지 질문했을 때 ‘강조한다’는 응답이 58.8%로 절반을 조금 넘어서 많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질문에 목회자들은 77.4%가 강조한다고 응답하여 차이가 컸다. 곧 목회자들이 강조하는 만큼 성도들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가르침은 듣는 이에게 와닿도록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목회자들은 신앙의 수평적 차원으로서 친교의 중요성을 성도들에게 충분하고도 명료하게 알려 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격차의 발생은 전달의 문제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이 문항에 대한 세부 응답 양상을 살펴보면 또다시 신앙의 수준에 따라 상이한 결과가 나타난다. 신앙생활에 불만족하는 이들은 ‘강조한다’는 응답이 48.8%인 반면, 만족하는 이들은 68.8%였다. 신앙 단계별로 봐도 1단계 성도들은 ‘강조한다’는 응답이 46.4%지만, 4단계 성도들은 70.8%였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설교에서 친교에 대한 강조가 성도들에게 다르게 체감되는 것은 신앙의 단계 차이에 따른 요인 때문일 수 있다. 단순히 친교만을 강조한다고 친교의 중요성이 오롯이 전달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이 성장함에 따라 교회 안에서 성도의 교제에 더욱 마음이 열린다고 볼 수 있다. 즉 교회 친교의 활성화는 신앙의 성장과 함께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교회도 인간이 모이는 공동체이기 때문에 다양한 관심사의 대화가 일어난다. 그러나 모든 교제와 대화의 초점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향하며, 서로의 신앙에 대한 책임감을 향상시켜야 한다. 성도들은 성도 간의 신앙적 대화에 관해서 ‘우리 교회 성도들은 서로의 신앙 수준 향상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격려하며 도움을 준다’에 62.4%가, ‘우리 교회 성도들은 하나님 말씀을 통해 깨달은 것을 서로 자주 나눈다’에 58.1%가 ‘그렇다’고 답했다(약간 그렇다+매우 그렇다). 반면 목회자들은 같은 질문에 대해서 각각 47.4%와 46.0%만이 ‘그렇다’는 응답률을 보여, 성도들의 응답과는 꽤 차이가 났다. ‘신앙 수준 향상을 위한 격려와 도움’에서는 성도보다 15.0%p가 낮았고, ‘하나님 말씀의 나눔’에서는 12.1%p가 더 낮은 수치였다. 목회자들은 성도에 비해 교회 안에서 성도 사이에 신앙적 대화가 활발히 이루어진다고 보지 않는 것이다.

교회는 항상 바쁩니다. 특히 여름은 수련회나 아웃리치 등 준비할 것이 많은 시기이죠. 날씨도 더운데, 한정된 시간과 자원을 가지고 많은 일을 하다 보니 예민해지기 쉽습니다. 분명히 같은 사역을 하려고 모였는데, 모인 사람끼리 의견이 달라 피곤해지기도 합니다. 왜 이 분은 이렇게 생각할까, 왜 저 분은 몰라주는 걸까 하면서요.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오늘의 한 장은 교회 구성원의 입장 차이가 사역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말합니다. 본문의 그래프는 그 예시가 되어요. 본문 속 내용처럼 목회자가 강조한 메시지는 성도에게 그만큼 와닿지 않을 수 있고, 성도끼리 나누는 신앙 대화가 목회자에겐 덜 활발해 보일 수 있는 것이죠. 목회자와 성도 각자가 갖는 기대치와 실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의 성숙도 역시 교회 구성원이 느끼는 차이에 영향을 줍니다. 여기서 말하는 신앙의 성숙도는 4단계로 나뉩니다. 예를 들어 1단계 성도는 하나님을 믿지만, 그리스도에 대해선 잘 모르는 성도이고, 4단계 성도는 하나님이 삶의 전부이며, 나의 모든 일은 그리스도를 드러낸다고 고백할 수 있는 성도라고 해요. 확실히 설교를 받아들이는 수용력은 믿음이 깊을수록 더 높을 거예요.

본문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왜 다르지? 정말 이상하다’라는 마음을 갖기보다 ‘역시 우린 다르구나. 다르지만 어떻게 해야 잘 연합할 수 있을까?’라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생각 말이에요. 즉,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장도, 성숙함도 다른 우리가 교회에서 친교를 나누어야 하는 것이죠. 다름을 인정하되, 공동체의 연합과 더 나은 사역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지 그 방향을 잡아가면서요.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 하나님의 권속으로서의 교회는 주님 안에서 연합하길 힘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합하는 교회를 위한 노력에 이 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면 상의 이유로 모든 내용을 소개할 수는 없지만, 교회 내에서 한 번쯤 고민해봤을 문제에 대해 교회 구성원 각자의 생각을 명확한 지표로 드러내고 있거든요. 성도들의 의견과 목회자들의 생각을 보며, 우리 교회에서는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사역의 방향, 교회의 연합에 힌트를 얻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구독자님, 우리가 달라도 너무 다르게 느껴졌던 건 기분 탓이 아니었어요. 하지만 다르기 때문에 교회 속 연합이 아름다운 것 아닐까요? 쉽지 않은 길일 수 있지만 함께 기도하면서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를 만들어보아요. 목회자, 성도, 초신자, 신앙의 리더 모두가 어우러지는 그날까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