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각 주일학교 부서마다 눈에 불을 켜고 다음 해를 함께 섬길 교사들을 찾아 나섭니다. 올해 제게도 찾아온 콜링에 잠시 고뇌하고 망설였지만, 바랄 수 없었던 죄인인 나에게 자신을 내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하다 보니 그 부름에 기꺼이 응하게 되더라고요. 구독자님의 걸음을 이끄는 힘은 무엇인가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그분은 죄인을 용서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인가, 아니면 죄인을 벌하시는 공의의 하나님인가? 양쪽 다 그분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이 양면이 어떻게 모순되지 않고 서로 협력해 세상을 구원하는지를 우리는 십자가에서 볼 수 있다.

십자가는 정의와 용서 둘 다에 헌신하신 하나님을 보여 준다. 이 둘은 서로 대립 관계가 아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일거에 죄에 대한 정의가 시행되면서 용서의 문이 열렸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십자가는 어떻게 정의와 용서 둘 다에 똑같이 충실할 수 있을까?

답은 삼위일체 교리를 통해서만 나온다. 그리스도인은 신이 셋이라고 믿지 않는다. 하나님은 한 분이신데 세 위격으로 존재하시며, 각자 안에 모든 신성이 충만하게 거한다. 성부가 곧 성자는 아니지만, 성부와 성령이 성자 안에 계신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가 진노의 하나님을 악한 세상과 화목하게 하신 것도 아니고, 그리스도가 악한 세상을 사랑의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신 것도 아니다.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세상을 자기와 화목하게’ 하셨다.” 삼위일체 교리는 존 스토트의 말대로 십자가에서 “하나님이 친히 우리를 대신하셨다”라는 뜻이다. 하나님이 친히 오셔서 형벌을 받으시고 우리가 갚아야 할 빚을 갚으셨다.

하나님이 정의의 수호를 얼마나 극진히 중시하시는지를 볼 수 있다. 그분은 인류에게 손을 흔드시며 “너희가 저지른 모든 악을 내가 용서할 테니 그냥 넘어가자”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정의를 매우 중대하게 여기셔서 삼위일체의 제2의 위격이 인간으로 이 땅에 오셔서 종으로 살다가 십자가에서 죽어 친히 정의의 빚을 갚으셨다.

팀 켈러, 『팀 켈러의 용서를 배우다』 

용서는 죄를 그저 양해하거나 적당히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맹목적인 용서는 피해자들을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그들에게 괴로운 죄책감만 떠안겨 줄 테니까요. 그런데 여전히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눈감아 주고 빨리 잊어버리기' 식의 용서를 선택하고, '용서하려면 정의를 포기해야 한다'는 오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저자는 "기독교의 용서는 결코 정의의 추구를 저해하지 않으며 오히려 장려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근거로 레위기 19장 17-18절을 들어 설명해요. 즉 상대의 잘못을 지적해 행동을 중단시키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우리에게 마땅히 요구되는 정의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책임을 물으신다는 거예요.

그러나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대체로 우리는 용서하기보다 지적하고 따지기에 더 빠르고, 복수를 정의인 양 위장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자는 "가해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잘못을 지적해 주는 것이 우리의 본분이다. 가해자들이 그들의 마음속에서 활동하는 악에서 해방되기를 바랄 정도로 그들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바로 이것이 바로 정의를 추구하는 동시에 그들을 용서하는 길인 거예요. 우리가 하나님에게 받은 용서가 바로 이와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