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B입니다. 지난 한 주는 여러모로 시끌시끌한 한 주였어요. 나라를 이끌 새 지도자가 세워지기도 했고, 여기저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많았고, 개인적으로는 요 며칠 몸이 좀 삐걱거렸고요. 🫠 변화가 많은 6월, 긍휼과 사랑이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 민족과 구독자 여러분의 삶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선하게 인도해 주시길 기도해 봅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성령 충만의 조건과 결과에 대한 오해

오늘날, 성령을 오해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구독자님은 어떠신가요? 성령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고 계신가요? 보통 성령을 오해하고 왜곡한다고 하면, 성령의 은사를 지나치게 강조해서 복음의 본질을 훼손하거나, 하나님의 말씀보다 하나님의 선물과 기적을 좇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따라서 나 정도면 건강한 성령의 사람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오늘의 한 장을 살펴보면서, 지금 내가 성령님이 누구신지, 성령님을 믿고 의지한다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진정한 성령 충만을 경험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 주님은 우리가 전혀 시작할 수 없는 곳인 인간의 궁핍의 지점에서 시작하신다. 인간이 궁핍의 문을 통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그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최고의 축복이다. 본성적으로 우리는 결핍이나 가난에서 시작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 자리까지 가지 않으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아무것도 하실 수 없다. 우리를 위해 뭔가를 하지 ‘않으시는 것’이 아니라 ‘하실 수 없다’. 내가 자신에게 만족하는 한, 하나님은 나를 위해 아무것도 하실 수 없다. (…)

하나님 나라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적 궁핍을 느끼는 자들이다. 이들은 하나님을 붙들 힘도, 무엇인가 행할 능력도 없음을 깨달으면서 처절하게 궁핍함을 체험한다. 이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네가 복이 있도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이제 그들이 성령의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자리까지 왔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왕국의 밑바탕에는 부요가 아니라 궁핍이 있다. 그리스도에 대한 결단이 아니라 완전한 좌절감이 있다. “나는 시작할 수조차 없습니다”라는 고백이 바로 그리스도의 왕국에 들어가는 첫걸음이다. (…) 영적 교만을 버리고 성령의 충만을 구하며 근원 되신 주님을 바라보면 된다. 예수님과 온전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당신은 하나님께서 당신을 통하여 어떠한 위대한 일을 하실지 결코 측량할 수 없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 내 증인이 되리라” 행 1:8.

우리 안에 임하시는 성령은 우리가 예수님을 위하여 뭔가를 ‘하도록 하는’ 영이 아니라 우리로 주님의 완전한 기쁨이 ‘되게 하는’ 영이다.

오스왈드 챔버스, 『오스왈드 챔버스의 성령론』

제가 속한 공동체의 목사님께서는 매주 성도들에게 성령을 의지하는 태도, 전적 위탁의 삶을 강조하시는데요. 그래서 목사님의 설교는 늘 "~할 수 있도록 성령께 간구하는" 기도로 끝을 맺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제 안에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나에게도 구체적인 결단과 노력이 필요한 거 아닌가? 성령께 맡기기만 하면 그만인가?" 말씀을 어떻게든 삶에 적용하고 실천해야만 만족을 느끼는 저는,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내가 해야 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하면서 거룩한 삶의 장면을 스스로 연출하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저자의 말에 의하면, 예수님은 결코 "나를 위하여 결심하라"고 말씀하시지 않고 "완전히 비어 있는 마음으로 내게 오라. 그러면 내가 너를 채우리라"고 말씀하신다는 거예요. 그는 그리스도를 위하겠다는 나의 결심은 자신의 결정에 근거한 것이지 하나님께 근거한 것이 아니라면서, 기독교의 바탕은 결심마저 할 수 없는 불능을 깨닫는 데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저는 하나님을 붙들 만한 힘도 없어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러한 사람이 될 능력이 없습니다."라고 고백할 때, 성령은 우리가 예수님을 위하여 뭔가를 '하도록' 하지 않고, 우리로 주님의 완전한 기쁨이 '되게' 한다고 하는데요.

저는 이 문장이 단번에 이해가 되지 않더라고요. 이게 무슨 말일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의 무능함만 고백하면서 어떻게 주님의 완전한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걸까? 그리고 앞뒤 문맥을 뚫어지게 살펴보면서 그 의미를 깨닫게 됐어요. 쉽게 말해, 우리가 아무리 백날 결단하고 노력하고 주님께 매달려 봐야 작심삼일에 그치고 만다는 걸 경험해 봐서 알잖아요. 따라서 진정한 성화를 이루려면 우리의 근본이 변화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 일을 오직 성령만이 하실 수 있다는 거죠.

저자는 성령을 받는다는 것을 우리가 주님과 영적으로 일치가 되는 것이라고 표현해요. 우리 안에 내재하시는 성령에 의하여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게 되면서 주님과의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죠. 예수님을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요, 완전한 주요 선생이라 고백하게 되고, 주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생명이 실제로 내 안에 살아 있음을 확신하게 되면서 주님을 만족시키는 증인된 삶을 살게 된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성령의 역사는 우리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거룩케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 주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는 궁극적인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기도 하는데요. 따라서 내게 일어난 '일'을 '입'으로 증거하지 않고 성령을 통해 내가 만나고 경험한 '예수 그리스도'를 '삶'으로 증거하는 것이 건강한 성령 충만임을 강조합니다. 마치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찢긴 빵과 부어진 포도주'가 되신 것처럼, 우리도 다른 영혼들을 위한 '찢긴 빵과 부어진 포도주'가 되는 것이죠.

오늘의 한 장을 살펴보면서 성령의 은사와 기적을 좇는 건 아니지만, 다른 방향으로 성령을 오해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됐어요. "성령께 구하기만 한다고 뭐가 되겠어?"라며 성령의 역사에 대해 냉담한 태도를 가지고 있었으니 말입니다.

구독자님, 성령이 오셔야만 옛사람이 무너지고 새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진리, 오직 성령 충만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영화롭게 할 수 있다는 진리를 확신하고 계신가요? 예수 그리스도 중심, 복음 중심의 성령에 대한 바른 이해 아래 참된 예수의 증인으로 거듭나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