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E입니다. 요즘 저는 인풋은 많은데 아웃풋이 상대적으로 적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욕심이 많아서 하고 싶은 걸 다 건드려 보는데 너무 많이 여기저기에 관심을 쏟다 보니 정작 뭐 하나 제대로 발전시키지는 못하고 있지요. 이제 슬슬 가지치기를 해야 하는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더 건강하고 의미 있고 풍성히 열매 맺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겠습니다. BUT! 노타임롱씨는 언제나 가지치기에서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제는 너무나 소중한 제 영적공급원 중 하나거든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복음 없인 못 살아 나는 못 살아

오늘 소개할 책은 『바울로부터』를 쓴 저자 최종상 선교사가 바울이 목회자로서 21세기의 목회자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면 이라는 설정으로 쓴 편지 형식의 책입니다. 1차 독자는 목회자이지만 서문에서처럼 "평신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기술"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미사여구나 추가 예화 없이 바울 서신에 기록된 사건과 바울의 메시지에만 초점을 두었음에도 쉽게 읽히고 목회가 아닌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바울로부터』처럼 이 책 또한 바울이 벽난로 앞에 앉아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그중 제가 가장 크게 공감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울이 설교에서 복음을 강조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성도라 할지라도 성숙도와 지식이 아직 어린아이와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지만 복음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신하지 못하거나 남에게 잘 설명하지 못하는 성도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복음의 핵심 내용을 반복적으로 들려줌으로써 이런 취약한 부분들을 보완하고 믿는 바를 확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나는 고린도에 있었던 첫 1년 반 동안 “예수가 그리스도이시고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것 외에는 아무것도 전하지 아니하기로 작정”(고전 2:2, 의역)했습니다. 데살로니가에서 교회를 개척할 때에도 예수님이 그리스도이신 것과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것을 핵심 메시지로 전했습니다(행 17:2-3). 예수님을 믿는 성도들에게 쓴 서신에서 많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내가 자주 복음 내용을 요약하며, 믿음으로 죄 사함과 의롭다 함을 받는 것을 확언해 주는 것을 유념하십시오. 사실 복음에 대한 확신과 구원의 감격이 성도들에게는 진정한 헌신과 전도의 동력이 됩니다.

3년이나 가르쳤던 에베소 교회를 향하여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에베소서 1장부터 3장까지 내가 복음을 다시 전하고 있음을 주목하십시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택하셔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다(엡 1:3-5, 11). 너희는 예수님의 피로 죄 사함과 성령의 인 치심을 받았다(엡 1:7, 13). 죄와 허물로 죽은 너희를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희생으로 살려 주셨다(엡 2:1-7). 너희에게 구원을 선물로 주셨다(엡 2:8-9). 십자가로 너희를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셨다(엡 2:11-22). 하나님은 창세전부터 인류를 위한 구원의 계획을 가지고 계셨고, 그 비밀의 경륜을 너희에게 보여 주셨다(엡 3:1-13).” 복음의 진리를 3년이나 가르쳤지만 다시금 편지로 성도들에게 확실하게 짚어 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목사님도 복음의 메시지를 자주 전하십시오. 복음을 모든 설교 내용의 중심축으로 하여 복음 때문에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 복음을 주신 하나님이 다른 모든 영역에서 우리를 돕지 않으시겠는가를 강조하며 성도들에게 힘을 주기 바랍니다. […]  

목사님도 사역으로 바쁘겠지만 일주일에 두어 시간 투자하여 한 명 혹은 한 부부씩 개인적으로 진지하게 형편을 물어보고 신앙 상태를 점검하고 신앙에 대해 궁금한 점을 대답해 준다면 목사님의 사역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목회자는 전도와 양육 모두에 힘을 쏟아야 됩니다. 둘 중의 하나에 더 집중할 때도 있겠지만 균형을 유지하려고 애써야 합니다.

최종상, 『목회자 바울이 목회자에게』

성령의 기적을 강조하는 (이단) 교회도 다녀보고 보수적인 교회도 다녀 본 저는 맹목적인 것 같은 믿음을 요구당하기도 하고, 율법주의적인 행위와 태도를 강요받기도 했습니다. "~해야 합니다."라면서 방언받지 못한 성도들을에게 죄책감을 주거나 생업으로 수련회를 못 가는 성도의 믿음 없음을 힐난하는 걸 듣기도 했습니다. 어렸던 저는 그런 행위나 증표가 구원을 증명하는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슬프게도 그런 방황의 시절에는 창조-타락-구속-회복이라는 개념을 몰랐습니다. 당시 교회 리더들도 그런 것을 가르칠 생각을 못 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대학생 때 배운 구원의 개념도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동안 이걸 왜 몰랐을까, 왜 이런 감동이 없었을까 싶었을 때 설교학 수업을 들었습니다. 그때 교과서로 읽은 책이 브라이언 샤펠의 『그리스도 중심의 설교』였습니다. 샤펠은 설교가 단순한 도덕적 교훈이나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청중의 삶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능력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무리 성경의 배경지식을 설명하고 사건의 맥락을 이해해도, 복음에 집중하지 않으면 결국 도덕적 교훈이나 정보 습득밖에 되지 않는구나라고요. 사도 바울도 이미 전도한 성도들에게 다시금 복음을 전하고 있음을 이 책을 통해 재발견했습니다.

누군가는 성경의 모든 본문에서 예수님과 구원을 연결시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실은 그렇게 하는 것이 힘이 듭니다. 특히 요즘같이 『생명의삶』에서 민수기만 주구장창 묵상할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아, 고난이어라~ 매주 설교에서 예수님과 구원으로 귀결된다면 설교의 메시지의 다양성이 사라진다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가장 기본인 복음의 내용을 반복적으로 듣다 보면 처음 복음을 접했을 때보다 그 임팩트가 점점 무뎌지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만큼 구원이 사소하게 여겨지죠. 그럼에도 반복해서 복음을 듣다 보면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이 내 삶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흐릿해질 때는 없습니다. 그분이 주신 구원이 왜 나에게 중요한지 막힘없이 고백할 수 있게 되지요.

저자는 "복음에 대한 확신과 구원의 감격이 성도들에게는 진정한 헌신과 전도의 동력"이 된다고 주장합니다. 이 부분에서 전 공감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만 생각했던 시절엔 누군가에게 전도할 이유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구원의 의미와 그분의 사랑의 크기를 깨닫는 순간, 내 삶이 그분의 복음을 나타낼 수 있는 도구가 되길 바라고 나를 돌아보게 되었으니까요. 그렇지 않았다면 제가 얼마나 모나고 예수님을 드러내기에 부족한 존재인지 모르고 살았을 거예요.

그래서 오늘도 끝나지 않는 것 같은 민수기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발견하기 위해 분투합니다. 구독자님, 하루 중 복음을 얼마나 생각하시나요? 구독자님이 듣는 설교와 묵상하는 본문에서 예수님의 구원의 기쁨을 발견하는 매일이 이어지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