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출근길이 제법 환해서 기쁜 에디터 Y 입니다. 기온이 오락가락하고 눈이 내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침이 밝아진 걸 보니 봄은 봄이구나 싶어요. 똑같은 시간에 나와도 깜깜하면 이상하게 더 출근하기 힘들더라고요. 사실 하늘이 밝아도 출근은... 흠흠... 😉 여러모로 분주한 월요일이지만 구독자님과 저 모두에게 이번 한 주도 힘이 나는 일주일이 되길 소망합니다! 화이팅!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우리가 보는 콘텐츠들, 어떤가요?

구독자님은 평소에 어떤 콘텐츠를 주로 소비하시나요? 저는 영화를 자주 봅니다. 동생이랑 함께 영화 보는 게 취미예요. 이미 본 영화를 집에서 다시 보는 것도 좋아한답니다. ‘이 영화를 그렇게나 많이 봤는데 왜 맨날 새롭냐, 사무엘 L. 잭슨은 어떻게 30년 동안 얼굴이 똑같냐’ 하며 동생과 수다 떠는 재미가 각별하거든요. 장편 시리즈를 정주행하다 보면 며칠에 걸쳐 영화를 볼 때도 있습니다. 강해 설교를 하루에 두 시간씩 그렇게 며칠간 들으라고 했으면 입이 댓발 나왔을 텐데 말이죠. 😅 그래서인지 오늘의 한 장에서 말하는 내용이 더 마음에 찔렸던 걸지도 몰라요.

교회에 다니고 있고 교회 목사님을 ‘정말’ 좋아하는 수잔을 예로 들어 보자. 수잔은 목사님을 매우 높은 영향력의 범주 안에 있는 분으로 여기고 그의 설교를 매주 30분씩 빠짐없이 듣는다. 수잔이 매주 90분간 소그룹 활동에도 참석한다고 해 보자. 이 소그룹은 수잔에게 영향력 있는 범주 안에 있다.

교회 밖에서 수잔은 주중에 케이블 뉴스 14시간, 소셜 미디어 스크롤 14시간, 넷플릭스 시청 10시간, 팟 캐스트 청취 2시간, 유튜브 시청 1시간, 라디오 청취 3시간, 독서 2시간으로 정보를 얻는다.

교회 활동에 사용하는 2시간을 주중 내내 수잔을 형성하는 다른 많은 활동 시간과 비교해 보면, 교회 활동 시간은 너무 미미하다. 수잔이 목사의 설교와 소그룹을 아무리 가장 영향력 높은 범주로 여긴다 해도 교회 활동 시간은 다른 정보 소비 시간에 비해 너무 적다.

영적 형성의 위기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 가장 신실한 신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이길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 이것은 목회자들에게 특히 힘든 상황이다. 우리와 이야기를 나눈 많은 목사들은 목회가 불가능하다고, 심지어 때로는 시시포스의 일(Sisyphean task)처럼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수잔의 영적 건강은 교회 밖에서 얻는 정보가 참됨과 선함과 아름다움에 관한 하나님의 비전과 일치하느냐 어긋나느냐에 따라 좋아지거나 나빠질 것이다. [...]

우리는 우리가 특정한 디지털 콘텐츠에 노출되고 있는 ‘이유’를 더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이런 알고리즘은 우리가 어떤 콘텐츠를 더 오래 보거나 더 자주 클릭하고, 어떤 콘텐츠에 더 길길이 날뛸지 정확히 알고 있다. 미디어 회사들은 이런 콘텐츠를 통해 우리가 자신들의 생태계에 더 오래 머물고 그들과 주주들의 수익을 위해 더 많은 광고를 보게 만든다.

또한 우리는 미디어 소비가 우리에게 어떤 작용을 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경계해야 한다. 배경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케이블 뉴스나 우리가 반대하는 그룹이나 사람에 대한 비난, 혹은 우리가 긴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보는 것들은 모두 우리와 우리의 영혼에 뭔가 작용을 하고 있다. 대개 이런 것은 우리를 건강하지 못한 뭔가로 형성해 가고 있다. [...]

이 문화적 순간 속에서 우리의 과제는 사람들이 더 건강한 정보를 습득하도록 돕는 것이다. 내가 어릴 적, 어머니는 항상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문화에는 우리를 왜곡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형성시켜서 어리석은 사람으로 만들어 가려는 쓰레기가 가득하다. 사방에서 날아오는 쓰레기를 간파하여 차단하고 계속해서 지혜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많은 지혜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자신의 영적 훈련과 교회를 떠난 이들을 돌보는 문제의 중요한 요소는 건강하고 지혜로우며 복된 삶을 증진하는 정보들을 추구하는 것이다.

짐 데이비스 외 2인, 『탈기독교시대 교회』

오늘의 한 장을 보며 떠오른 글귀가 있습니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 18세기 프랑스의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이 남긴 말입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어떤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누구인지 정의할 수 있다면, 우리가 평소에 소비하는 콘텐츠들이야말로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더욱 잘 말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먹는 것은 몸에 대한 일이지만, 보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영혼에 영향을 끼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오늘의 한 장 속 책 제목처럼 세상은 ‘탈기독교시대’입니다. 영화만 놓고 봐도 잘못된 성관념을 나타내는 캐릭터는 과거에 비해 너무 흔해졌고, 복음을 비틀고 조롱하는 듯한 연출이 많아졌음을 느낍니다. 눈만 뜨고 있어도 세상의 수많은 콘텐츠가 ‘알고리즘 추천’ 이라는 핑계로 우리 앞에 나타납니다. 괘씸한 건 미디어와 알고리즘은 자신이 들고 온 콘텐츠가 우리의 영혼에 유해하다 해도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한 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콘텐츠들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저자는 우리 크리스천의 역할이 사람들이 더 건강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려면 우리가 접하는 콘텐츠들이 복음에 합당한지 항상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죠. 그러면서 우리가 건강한 정보, 즉 하나님의 비전에 합당한 콘텐츠로 스스로를 채울 때, 우리 자신의 영적 훈련뿐만 아니라 교회를 떠난 이들을 돌볼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저자의 이 표현을 읽으며 우리 크리스천들 자체가 세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드러내는 콘텐츠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훌륭한 설교와 좋은 커리큘럼이 교회 안에 있어도, 교회 밖 사람들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 거예요. 그런 그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복음의 콘텐츠는 일상에서 만나는 우리 크리스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콘텐츠를 구별하여 말씀에 합당한 내용으로 스스로를 채우고, 성경의 가르침에 맞는 미디어를 추구할 때 그 결과로 나타나는 우리의 언행 자체가 세상 사람들에게 옳은 방향, 참된 지혜의 길을 알게 하는 콘텐츠가 된다는 것을 유념하려고 해요. 저자의 표현대로 우리가 먼저 건강한 정보로 채워져야, 그 충만한 건강함으로 교회 밖 다른 사람들을 바르게 도울 수 있는 것이지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재미를 위해, 이런 건 요새 다 그러니까’ 라는 안일함으로 세상의 콘텐츠를 쉽게 소비하고, 받아들여온 부끄러운 모습을 고백합니다. 저자의 표현대로 사방에서 날아오는 쓰레기들을 끌어안는 대신, 더 많은 지혜를 구하고 지혜의 길을 잘 걸을 수 있도록 기도하려고 해요. 나의 모습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복음의 콘텐츠, 지혜의 길로 가는 이정표로 보일 수 있도록 건강한 정보로 채우기 위해서 말이에요.

구독자님, 범람하는 콘텐츠와 무수한 정보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영혼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주신 소중한 영혼을 건강히 지킬 때, 다른 소중한 영혼을 역시 살릴 수 있다는 점을 함께 기억하길 원합니다. 우리가 접하는 콘텐츠들을 지혜롭게 잘 분별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 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