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B입니다. 오늘도 지금 제 눈앞에 보이는 컴퓨터 화면 너머에 사람이 있음을, 이 레터를 열어보고 힘을 얻을 전국 곳곳, 세계 곳곳에 계신 구독자님들을 생각하며 레터를 써 내려가 봅니다. 🗨️✍️ 오늘도 답장을 통해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오늘의 한 장이 힘이 되었는지, 요즘 구독자님에게는 어떤 한 장이 필요한지 나눠주세요.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여러분과의 풍성한 교제를 기대합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부활의 기쁨을 진심으로 찬양하려면

지난 수요일,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을 시작으로 사순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교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다른 절기들에 비해 사순절은 비교적 조용히 넘어가는 편인데요. 그래도 40일 동안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는 일이 우리의 영혼에 유익할 것 같아, 고등부 친구들과 사순절에 관해 나눌 내용들을 정리해 보게 됐습니다. 사순절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설명하면서 으레 그렇듯 이 기간만큼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자는 말로 결론을 맺었는데, 문득 제 안에 "왜?"라는 질문이 생기더라고요. "왜 우리는 사순절에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쉽게 달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리고 오늘의 한 장에서 그 분명한 이유를 발견할 수 있었어요.

예수님은 내려가는 삶의 위대한 신비를 우리에게 보여 주신다. 그것은 고난의 길이자 치유의 길이다. 굴욕의 길이자 부활의 길이다. 눈물의 길이지만 그 눈물이 기쁨의 눈물로 바뀌는 길이다. 은밀한 길이지만 만인에게 빛을 비추는 길이다.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은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 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내려가는 삶이 어떻게 올라가는 삶이 되는지 볼 수 있다. “들려야” 한다는 것은 말할 수 없는 치욕으로 십자가에 달리신다는 뜻이지만, 동시에 말할 수 없는 영광으로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신다는 뜻이다.

당신의 삶 속에서 예수님을 본받아 내려가는 길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궁금할 것이다. 그것은 사람마다 답이 다른 지극히 개인적인 질문이며, 결국 당신 자신 외에는 아무도 답할 수 없다. 이는 단순히 돈이나 소유나 지식이나 친구나 가족을 버리는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그래야 했던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순전히 개인적으로 그 길에 부르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자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 내려가는 사랑의 길이 내게는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여기에는 많은 기도와 인내와 지도가 필요하다. 극적으로 모든 것을 내던지고 예수를 “따르는” 것이나 영적 영웅 심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내려가는 길은 각자의 마음속에 숨어 있다. 다만 걸어 본 적이 별로 없는 길이라 잡초가 웃자라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그 잡초를 뽑아내고 길을 열어 두려움 없이 발길을 내디뎌야 한다.

헨리 나우웬, 『헨리 나우웬의 주의 길을 내게 보이소서』

우리는 6주간의 사순절 동안 예수님의 발자취를 묵상하며 그의 고난에 동참하면 예수님이 어떤 사랑으로 우리를 살리셨는지를 더 절실히 깨닫게 되고, 그럼 우리는 또다시 그 사랑에 감격해 주님의 사랑에 저항하는 마음을 버리고 주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는 선순환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자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고난에 동참하는 일이 부활을 온전히 기뻐하는 일과 관계가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하지만 사순절을 지키지 않고 부활절을 제대로 경축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죽음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면서 주님의 부활을 온전히 기뻐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저는 이 한 문장을 계속 곱씹어 보게 되더라고요. 고난에 동참하는 일과 부활의 기쁨을 찬양하는 일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단순히 죽은 줄로만 알았던 사랑하는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는 사실에 대한 안도 이상의 뭔가 또 다른 기쁨이 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 깊은 통찰을 오늘의 한 장 속에서 발견한 부활의 의미에서 찾을 수 있었어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해야만 마침내 부활의 아침에 예수 그리스도를 말할 수 없는 영광의 자리로 높여주신 그 은혜를 우리도 경험하게 된다는 거예요. 의사가 건강한 자에게는 쓸데 없고 병든 사람에게라야 쓸데 있는 것처럼, 이 부활의 기쁨도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한 사람에게라야 진정한 기쁜 소식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을 불의하다고 비난하고 조롱했던 세상의 정죄에 대한 하나님의 공개적인 뒤집기였으니까요. 하나님은 예수님을 살리셔서 그들의 정죄가 틀렸고 예수님이 옳았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하셨는데요(딤전 3:16). 그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곧 성도의 부활을 보증하기 때문에, 오늘날 세상의 소리를 뒤로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묵묵히 따라가는 내게도 그 동일한 역전의 은혜가 있으리라 기대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소리 높여 찬양하게 되는 거죠.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나셨다. 그가 옳았다. 그가 세상을 이기고 승리하였다. 그러므로 나도 다시 살아난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이 옳다. 내가 세상을 이기고 승리하리라" 진심으로 고백하려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사순절 기간만이 아니라 날마다 예수의 길을 걸으며 매일 부활의 기쁨을 찬양할 수 있어야겠죠.

구독자님은 부활의 아침에 벅찬 감동이 실린 찬양을 부를 준비가 되셨나요? 이번 사순절, 삶의 매 순간 예수님처럼 생각하고, 예수님처럼 말하고, 예수님처럼 행동하면서, 마침내 우리의 길을 인정해 주시리라는 약속의 증표와도 같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소식을 온 마음 다해 찬양해 보세요. 그 어느 때보다 부활의 기쁨이 충만한 사순절과 부활절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