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싱가포르에서 일하는 동생이 귀국해 화기애애한 집안 분위기를 누리고 있는 에디터 E 인사드립니다. 한국이 진짜 덥긴 더웠는지 동남아에서 온 동생이 오자마자 “여기 왜 이리 더워?”라고 하더라고요. 😅 그동안 무더위 잘 버틴 우리 모두에게 수고했다고 격려하고 싶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집에서 내 영혼이 이리저리 치일 때

저희 가족은 화목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성격이 매우 달랐고, 두 분의 갈등으로 가정 분위기는 종종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위태하기 일쑤였습니다. 행여 큰 소리라도 날까, 동생과 전 갈등을 외면했습니다. 외면하는 것은 쉬웠습니다. 왜냐하면 저희 가족은 겉으로 보기엔 매우 화목했거든요. 서로에게 억하심정이 있어도 이상하게 주말 여행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다녔고요, 맛있는 거 먹으러도 함께 다니고요 (체할 것 같았죠), 서로가 미우면 시댁과 처가 행사에 안 갈 만도 한데 또 온 가족이 참석하거나 초대해서 진심으로 화기애애하게 잘 보내시거든요. 신기방기하죠? 서로만 그렇게 미웠나 봅니다.

아무튼 그래서 화목한 가족을 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열등감을 느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있을 때 행복해 본 적이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죠. 그 괴로움의 끝물에 울며 웃으며 읽은 책을 소개합니다.

가족만큼 우리가 사랑받고 소속되어 있음을 보여 주는 데도 없다. 우리의 급조된 체면치레와 스스로에게 알량한 위안을 주는 허식을 벗겨 주는 것도 가족뿐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집을 모래 위에 짓든 반석 위에 짓든, 우리가 가정에 속했기 때문에 맞게 되는 폭풍은 우리의 방향감각을 무너뜨린다. 바다에서 폭풍을 만난 것처럼 삶이 난관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함에 빠진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폭풍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폭풍 때문에 겁에 질리거나 자신을 파괴할 필요가 없다.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은 당신이 부모로부터 어떤 일을 겪었는가가 아니다.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은 당신의 언니나 동생이 당신과 말을 섞으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은 배우자가 당신을 떠났거나, 바람을 피웠다거나, 당신을 뇌두고 먼저 죽은 것이 아니다.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은 당신의 자녀가 당신에게 반항하거나 당신보다 먼저 장례식을 치르게 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그런 일들이 당신 삶에 끔찍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당신이 죽어서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사망과 지옥의 선고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 일은 이미 벌어졌다. 당신은 단순히 살아남은 자가 아니라, 사랑받는 자녀이며 모든 것의 상속자다. 그러나 폭풍 속에서 이리저리 시달릴 때는 그것을 기억하기가 어렵다.

당신이 견디고 있는 폭풍이 무엇이 되었든 우리의 항로는 미지의 세계가 아니다. 시편 107편의 말씀도 그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배들을 바다에 띄우며 큰물에서 일을 하는 자는 여호와께서 행하신 일들과 그의 기이한 일들을 깊은 바다에서 보나니 여호와께서 명령하신즉 광풍이 일어나 바다 물결을 일으키는도다 그들이 하늘로 솟구쳤다가 깊은 곳으로 내려가나니 그 위험 때문에 그들의 영혼이 녹는도다 그들이 이리저리 구르며 취한 자 같이 비틀거리니 그들의 모든 지각이 혼돈 속에 빠지는도다”(시 107:23-27). 그러나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에 그들이 그들의 고통 때문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가 그들의 고통에서 그들을 인도하여 내시고 광풍을 고요하게 하사 물결도 잔잔하게 하시는도다”(시 107:28-29).

러셀 무어, 『폭풍 속의 가정』

부부의 불화로 생기는 가정의 불화는 미혼의 자식들이 중재할 수 없는 어려움입니다. 그 사이에서 저와 동생은 밀려오는 파도에 싸대기만 철썩철썩 맞고 있었죠. 신앙으로 해결해 보겠다고 엄마 모시고 교회를 가고, 기도를 하고, 아빠에게 선한 그리스도인으로서 섬기는 모습도 보여주려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근데 정말 저자의 말처럼 “폭풍 속에서 이리저리 시달릴 때는” 주일 설교 말씀도, 우리의 기도도, 어떤 노력도 부모님에게 닿지 않았습니다. 저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가정의 불화는 만성이 되겠군”이라며 무기력함에 굴복했습니다.

불안과 위태로움이 만성이 되어 더는 문제로도 느껴지지 않을 때, 나의 구주 예수가 계시니 난 괜찮다는 것을 믿음이 아닌 주문처럼 되뇔 때 이 책을 읽었습니다. 폭풍 속의 가정의 예시를 들 땐 블랙 코미디 같아 키득거리고 웃으며 공감하다가 상황의 이면에 가려진 본질을 건드리는 순간 웃음기는 사라지고 위로가 밀려왔습니다. 그 모든 문제의 끝에 진정한 가정은 하나님이 우릴 자녀 삼아 주실 때 이루어지는 가정임을 깨달았습니다. 내가 사망에서 건져졌을 때 가정 문제도 내 인생 최악이 아니게 됨을 상기했습니다. 더 나아가 하나님은 자녀된 우리를 우리가 느끼는 최악의 상황에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말씀으로 폭풍을 잠재우신 것처럼 우리의 육신의 가정도 그렇게 폭풍 속에서 구해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본질은 거기에 있었습니다. 내 가족이 화목하지 않아 실패한 것 같아 보이고, 내가 기댈 곳이라곤 그나마 남은 혈육, 이 불화를 동고동락해 온 내 동생뿐이라고 여겨질 때, 하나님은 더 큰 기댈 곳이 있음을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언젠가 이 풍랑도 주님의 때에 잠잠하게 하실 것이고, 진정한 가족으로 우릴 품어 주실 것이라고요.

노타임롱씨를 전부터 받아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저희 집의 화목은 아버지가 뜬금없이 개과천선(?)하셔서 이루어졌습니다. 여전히 무엇이 아버지를 변화시켰는지는 모르지만 하나님이 한 차례 광풍과 물결을 잠잠하게 하셨다고 믿습니다. 잠잠해진 가운데 돌아보면, 풍랑 속에서 하나님은 저와 동생을 끊임없이 돌보셨고 주 안에서 평안을 찾게 해 주셨습니다. 그 믿음으로 부모님을 더 섬길 수 있게 해 주셨고 평화가 찾아온 가정 속에서 “야~ 우리 애썼어, 수고했어”라며 쉽게 툭툭 털어낼 수 있는 단단함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젠 제가 불효녀가 되어 엄마 속을 뒤집고 있죠. 😂

구독자님도 저처럼 불행한 가정의 일원이라고 느끼시나요? 다시 한번 돌아보세요. 구독자님의 진정한 가족은 하나님의 자녀로 불릴 때 얻은 가족이에요. 그 가족의 아버지는 우리 육신의 가족의 폭풍을 잠잠히 하실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