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B입니다. 이번 주는 참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모처럼 오후에 시간을 내 카페에서 정말 좋아하는 생크림 케이크도 먹고, 몇 번 가본 적 없는 근사한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 식사도 즐겼거든요. ☕️ 이런 시간이 얼마 만이었는지 몰라요. 구독자님도 행복한 한 주를 보내셨나요? 오늘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 많지만, 본질적이고 확실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행복하게 춤을 출 수 있는 이유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다가 현타(?)가 왔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제게는 그런 일이 최근에 있었어요. 올해는 결혼 준비와 (아 맞다! 여러분, 저 결혼해요 >_<) 이런저런 사역들로 분주한 한 해를 보내고 있는데요. 특히 올여름은 수련회 준비, 단기 선교 준비로 정신이 없다 보니 결혼 준비에 손쓸 여력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수련회와 단기선교를 다녀오고 나면 혼인 예배를 한 달 앞두게 되는데도, 아직 청첩장도 없고 집도 없고 본식 드레스도 고르지 못했어요. 저... 무사히 결혼할 수 있을까요 ^^? 아무튼 그 한 달 안에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니 갑자기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사역을 좀 내려놓고 여유롭게 준비하면 좋았을 것을"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불행한 한 달을 보낼 뻔했는데, 오늘의 한 장이 기쁨과 감사를 잃어버린 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었어요.

고대로부터 철학은 크게 세 가지 질문에 대해 대답해 왔다.

진리가 무엇인가?

선이란 무엇인가?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윤리학에서 말하는 소위 ‘최고의 선’(라틴어로는 Summum Bounum)이 기독교 윤리학에서는 ‘먼저 하나님 나라와 그의 의를 추구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마 6:33).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의 구체적인 예가 바로 십계명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계명을 재해석해 주셨다. 십계명의 핵심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공의와 인자와 동행의 삶은 사실 이것으로 요약된다. 인간의 진선미는 결국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의 모습에 있는 것이다.

잠 잘 시간도 없이 사람들은 바쁘게 일하고, 그런 불쌍한 자기 자신을 즉각적인 도파민으로 보상하려는 시대, 미디어, 스마트폰에 중독되어서 본질에 집중력을 잃어 가는 시대다. 이 시대에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기 원하시는 우리 주님의 눈빛을 바라보며 그분의 음성에 날마다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마 6:33)라고 약속하신 주님의 음성을 매일 들어야 할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양심을 버리고 불의한 방법이라 할지라도 성공을 향해 달리며 거짓을 일삼는 세상 속에서 새 사람은 정직을 선택하다가 손해 보는 불이익을 경험할 것이다. 하나님의 인자(헤세드)를 본받아 사람들을 긍휼히 여기며 용서를 실천하며 살아가다가 호구가 되어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마음의 큰 상처를 입기도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사람은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던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겸손히 주님과 동행하는 그 길을 결코 포기할 수 없다. 묵묵히 걸어가는 그 길이 바로 광야 같은 이 땅에 길이 될 것이고 어둔 세상에 빛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때론 힘들고 지쳐도 그 길을 포기하지 않고 지금까지 걸어온 당신에게 참 잘하셨고 정말 수고 많으셨다고 격려해 주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길을 포기하지 말자고, 아니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해 주고 싶다.

류인현, 『춤추는 고래는 행복하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느리지만 노래하며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내어 줄 줄 아는 혹등고래처럼 살고 싶다"고 말해요. 커다란 덩치와 가진 힘으로 작은 물고기들을 지배하며 군림할 수 있지만, 오히려 자신의 힘으로 위기에 처한 해양 생물과 자연을 살리고 구원하는 혹등고래처럼요. 아마 그는 그런 혹등고래가 다른 고래들보다 느리지만, 춤을 즐기고 노래를 많이 부른다는 사실에서 성경적 행복관을 발견했던 것 같아요. 그가 참된 행복에 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거든요.

하나님이 주시는 행복은 개인의 행복감을 넘어서는 것이다. 그리고 그 행복은 공동체가 혹등고래처럼 함께 춤추고 노래하는 행복, 곧 샬롬이다. 기독교 철학가 월터 스토프(Wolterstorff)는 그의 책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Until Justice and Peace Embrace)에서 이 샬롬을 “인간이 하나님, 자기 자신, 이웃, 그리고 자연과의 관계에 있어서 정의롭고 아름다운 조화를 이룸으로 즐거움을 누리는 상태”로 정의한다.

즉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삶을 통해 진정한 행복, 샬롬을 경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이 주신 직장, 학교, 가족, 교회, 삶의 풍요로움 등 내 마음을 만족시키는 일에만 기뻐하는 우리의 모습을 꼬집어요. 그리고 다시 한번 "행복은 효율과 성과가 아닌 사랑과 사명을 통해야만 얻는 것"임을 가르쳐 줍니다. 그러나 이 사랑과 사명도 어떤 마음으로 행하느냐에 따라 행복을 누릴 수도, 누리지 못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제가 주어진 힘을 누군가를 살리는 데 쓰면서도 샬롬을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요. 저자는 이 문제의 해결책을 분명한 자기 인식에서 찾습니다.

앤드류 머레이(Andrew Murray)가 《겸손》이라는 책에서 말했듯, 우리가 애초에 먼지였고, 더 나아가 하나님을 반역했던 대역 죄인이라는 사실 이 두 가지만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겸손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돈 받을 시간만 따지면서 고생고생하며 일하는 품꾼이 아니라, 부르심 받은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함으로 일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는 천국의 기쁨을 누리게 될 것이다.

듣고 보니 지금 이렇게 하나님의 나라와 하나님의 의를 먼저 구하며 살 수 있다는 게 은혜이고 축복임을 깨닫게 됩니다. 좋아요! 그냥 이렇게 사는 걸 즐거워할래요! 결혼 준비의 과정이 남들과 조금 다르대도, 하박국 선지자의 노래처럼 “나는 주님 안에서 즐거워하련다.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안에서 기뻐하련다.”(합 3:18) 고백하면서 오늘을 살아보려고요. 오늘 이 한 장 덕분에 잃어버린 춤을 다시 일어나 출 힘이 나네요.

구독자님, 혹시 지금 행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삶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열어보세요. 저자가 제시하는 성경적 행복관을 따라 혹등고래처럼 느리지만 순수한 기쁨으로 행복하게 춤을 추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