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습하고 더운 날씨에 점점 삶아지고 있는 에디터 Y입니다. 더운 걸 싫어해서 퇴근할 때 가끔 막막합니다. 지하철을 타면 뜨끈뜨끈한 인파에 둘러싸여 여기가 찜질방인지 지하철인지 헷갈리거든요. 물론 퇴근이 하기 싫단 얘기는 아니고요, 언제나 칼퇴를 꿈꾸고 있습니다. 😉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교회 속 소중한 사람들

구독자님은 교회에서 맡은 직분이 있으신가요? 저는 교회에서 예배만 드립니다. 그럼에도 교회에 가면 항상 과분한 칭찬을 듣곤 합니다. 저희 교회는 할아버지 장로님, 할머니 권사님이 많이 계신 교회예요. 저와 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다녀서 그런지 저희 가족을 좋게 봐주십니다. 예배실 입구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아이고, 기특해라. 엄마랑 딸들이랑…”로 시작되는 칭찬이 이어지거든요. 😊 항상 같은 시간, 같은 자리, 같은 라인업(?)으로 오랫동안 교회에 출석해서 그런지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저자 故 하용조 목사님이 남기신 믿음의 당부 365개가 담긴 책입니다. 신앙의 어른에게 토닥임을 받는 것 같은 따스함이 느껴지는 글들이었습니다. 위의 글은 그 중에서도 교회에 대한 저자의 당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면서 작년 이맘때 보았던 한 그림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수화(樹話) 김환기(1913~1974)의 대표작,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입니다. 거대한 화폭 전면을 퍼즐처럼 가득 채운 점들의 조화가 무척 아름다운 그림이었어요. 자세히 보니 점들은 각각 모양과 크기, 색채의 짙고 옅은 정도가 달랐습니다. 작고 옅은 점들과 크고 진한 점들이 함께 어우러지니 멋진 그림이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이 그림이 저자가 말하는 교회의 모습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림이 교회라면 각각의 점은 성도들, 서로 다른 점들의 조화로운 모습은 성도의 연합으로 느껴졌거든요.

평론가들은 이 그림을 보며 하나하나의 점마다 형상과 서정이 압축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작고 옅은 점이라도 그 점을 거기에 둔 화가의 의도와 손길 덕분에 그림의 의미를 더하는 중요한 점이 됩니다. 사람이 그려낸 점도 그렇게 가치 있다면 하나님께서 주신 형상과 사랑을 받은 사람,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손길 가운데 있는 사람은 얼마나 더 귀한지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에 불필요한 사람이 없다고 하는 저자의 글을 보며 교회와 사람에 대한 저자의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한 사람을 볼 때 그 사람을 보내신 하나님을 함께 바라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영혼을 교회에 두신 하나님의 뜻을 생각하고 그 영혼을 돌보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위해 기도하면서요. 하나님과 사람에 대한 사랑이 가득했던 저자가 남긴 믿음의 문장들을 읽으며 저자가 보여주는 사랑의 시선을 저도 닮고 싶다는 소망이 생깁니다.

성도를 바라보는 저자의 따스한 시선을 생각하니 저희 교회 어른들에 대해서도 더욱 감사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자처럼 교회 식구들을 사랑의 마음으로 대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떠올랐거든요. 주일마다 저와 저희 가족을 반겨주시는 분들처럼 말이에요. 돌아오는 주일엔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한 분 한 분께 더 다정한 인사를 드리려고 합니다.

구독자님도 교회 속 소중한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시나요?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정다운 얼굴을 매주 만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구독자님과 교회, 공동체에 항상 하나님의 예비하심과 은혜가 있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