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B입니다. 요즘 부활절 준비로 분주하시지요? 제가 속한 공동체도 고난주간 특별 새벽 기도회, 부활절 칸타타, 부활절 전도 등으로 교회가 꽤 떠들썩합니다. 저도 미약하나마 손을 보태 전도 엽서 디자인을 도우면서 부활절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리고 회사에서는 부활의 기쁨을 미리(?) 누리고 있는데요. 1층 카페에서 구운 달걀을 싸게 판매하고 있어서 매일 기본 2알씩 먹고 있는 것 같아요. 🥚 부활절… 풍성하고 행복하네요...🤤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자기를 폭로할 수 있어야 해요

수련회 집회 시간, 여기저기 둘러봐도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울부짖으며 기도하는 친구들로 가득한데, 나 홀로 기도가 되지 않아 괴로웠던 적이 있어요. 그때, 구석으로 나와 집회 현장을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던 제게 누군가 왜 이곳에 나와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제 상황을 설명하니 그는 그럴 땐 제 안에 있는 죄의 문제들을 하나씩 꺼내 고백해 보라는 조언을 주더라고요. 하나님께 무엇을 구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던 제가 그의 조언을 따라 기도하다 보니 어느새 하나님과 뜨겁고 인격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는데요. 회개에는 어떤 힘이 있는 걸까요?

내가 가짜라는 것, 내가 주님 뜻을 거스르고 있다는 사실이 발각되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습니다.

내 속에 ‘악마’와 ‘옛 아담’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봐야 십자가 복음을, 구세주를 간절히 바라보게 됩니다. 그런 나를 구원하실 분은 예수님밖에 없으니까요. 내가 얼마나 썩어 문드러진 인간인지 보라고, 내 자아를 장사지내지 않으면 도무지 구제불능의 인간이라고, 내가 죽고 주님이 드러나지 않으면 도무지 답이 없는 인간이라는 걸 알게 하시기 위해 하나님은 반복해서 문제를 겪게 하시는 겁니다.

그러므로 수치가 드러났을 때 그 수치를 가리지 말고 십자가 앞에 나가 “주님, 감춰져 있던 내 본모습이 드러났습니다”라고 고백하십시오.

하나님은 상한 심령을 기뻐하십니다. 그렇게 찢기고 상한 모습으로 나를 주님께 드리면 주님이 고쳐 주시고 용서해 주시고 새롭게 해주십니다. 그리고 어느 날엔가 지금으로선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새생명을 입은 모습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자기 안에서 어떤 수치스럽고 악독한 모습을 발견하더라도 절망하지 마십시오. 이 죄와 잘못으로 주님의 깊은 사랑으로 빨려 들어갈 테니 말입니다.

허운석, 『내가 왕바리새인입니다』

이 책은 마치 저자의 회고록 같아요. 아마존으로 보냄 받은 선교사였지만, 삶의 순간순간에서 발견한 자신의 악한 본성과 자신이 죄인 중에 괴수임을 인정하는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있거든요. 예를 들면 "결혼을 후회하고 남편을 얼마나 미워했는지 모른다", "백미러를 치고 간 차를 끝까지 쫓아가 사과를 받아 냈다", "내 딸의 결혼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아 불평했다"와 같은 고백들이요.

구독자님에게는 내가 나의 수치와 잘못을 폭로하고, 스스로 미련하고 완악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게 쉬운 일인가요? 저자는 "우리가 저지른 죄에 대해 자기 연민으로 치장하고 변명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하나님 앞에 들통 내야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을 의인으로 착각하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강퍅한 마음에 대해 경고해요.

우리가 감추어진 죄를 드러내고 “주님, 제 실상이 이렇습니다.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하여 주옵소서”라고 고백해야만 쓸데없는 죄인을 찾아와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경험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가 이 땅에서 천국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심령이 가난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던 것처럼요!

비슷한 맥락에서, 돌아온 탕자의 이야기가 떠올라 잠깐 묵상해 보게 됐어요. 방황하고 돌아온 아들이 "나를 품꾼의 하나로 여기소서" 이 간청을 입 밖으로 꺼내기도 전에, 그런 마음만 먹어도 달려와서 숨이 막히도록 껴안아 준 아버지의 환대. 아들은 자신이 용서받을 수 없는 존재임을 잘 알고 있었던 만큼, 이 죄인을 왜 안아 주시는지, 왜 좋은 옷을 입혀 주시는지, 왜 가락지를 끼워 주시는지, 기대해 본 적 없는 아버지의 반응에 안도와 감격의 눈물을 흘렸을 것 같아요.

다시 한번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더욱 넘치는(롬 5:20)" 진리를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구독자님, 다가오는 부활절, 혹시 부활의 은혜가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시나요? 그렇다면 양파 껍질을 벗기듯 속이 하나도 남지 않을 때까지 나의 본성과 약함을 들추어 보세요. 그때, 우리의 굳은 마음이 깨어지고 구원의 은혜에 기쁨과 감사의 노래를 부르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