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감나무가 탐스럽게 익은 감을 하나둘 땅에 떨어뜨리고 있었어요. 작년만 해도 시름시름 앓던 나무였는데 말이에요. 해걸이였는지 가지치기를 잘해 준 덕인지 올해는 앞집과 옆집에 나눠 주고도 남을 만큼 열매를 맺었더라고요. 큰 욕심 없이 기다린 만큼 유독 달게 느껴집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내가 기도를 하든 하지 않든 하나님은 어차피 당신의 뜻을 이루실 것이다. 만약 내가 한 기도가 그분의 뜻에 합당하지 않다면 기도해 봐야 소용없지 않나? 오히려 그것 때문에 하나님과 더 갈등만 생길 텐데 내가 왜 불편하게 그런 기도를 하는가? 내가 기도하지 않아도 그분은 전능하신 하나님이니 당신의 뜻으로 나를 이끄실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철야기도나 작정기도나 금식기도를 할 리가 있을까요? 그냥 떠밀려 가는 신앙생활을 하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너무 순하고 착한데 자기 고집으로 똘똘 뭉쳐 있는 거죠. 성경을 보면 하나님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말씀하시는 것은 이런 내용이에요.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3).

그리고 혼신을 다해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성경은 꽉 차 있어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다윗과 엘리야가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제단을 쌓은 이야기, 또 신약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줄기차게 하나님께 기도하고 책망받기도 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은 이야기로 꽉 차 있지요. 그런 모든 내용을 덮어 버리고 자기 식대로 그냥 결론을 내린 거예요. ‘내가 기도하지 않아도 하나님은 선하시고 전능하시기 때문에 당신의 뜻대로 나를 인도하실 것이다. 내 뜻을 하나님의 뜻에 맞추려고 해 봐야 나도 피곤하고 하나님도 피곤하실 거다’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작정기도를 할 때 하나님께서 어떤 식으로 여러분에게 응답하시든 그 응답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구해 보세요. 내가 구하는 것보다 더 넘치도록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반드시 만나리라는 간절함으로 그분을 찾아 보세요. 그것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모습이에요.

진정주, 『진약사의 기도학교 1』

저자는 우리가 “기도로 하나님의 깊은 음성을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없는 성령의 기름 부으심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해요. 사실 익숙한 메시지지만, 기도를 위해 시간과 장소를 분별한다는 건 신앙생활을 오래 했더라도 여전히 어려운 일입니다. 저도 매일 밤 10시를 하나님께 내어드리기로 약속하고서는 지키지 못한 날들이 잦았거든요. 그런데 기도라면 빠지지 않는 이 책의 저자도 15년이 지나도록 기도 생활이 자연스럽지 않았다고 해요. 그만큼 애써 억지로 몸을 그곳으로 끌어다 놓는 노력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필요하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