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잘 나고 계신가요? 이번 겨울은 유독 비가 자주 오는 것 같아요. 비를 싫어하진 않는데 겨울엔 비가 오고 나면 습도가 높아져서인지 코에 닿는 공기가 더 차갑게 느껴지곤 해요. 잠이 확 깨는 그런 상쾌함이라고나 할까요? 그런 기분을 안고 오늘도 상쾌하게 시작하시길 바라 봅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우상, 다들 가슴에 하나쯤은 품고 살잖아요

위의 제목이 도발스럽죠? 실은 저에게 하는 말이에요. 저 스스로는 물건이나 돈, 사람에 별로 집착하는 것 같지 않고, 직장에서의 성공이나 권력도 딱히 바라지 않아요. 물론 성취감을 좋아하긴 하지만,  반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는 것에서 오는 만족도 무척 즐기는 편이랍니다. 누구로부터도 ‘너 욕심 많다’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어요. 그런 절 보면 딱히 우상이라고 할 만한 뭔가를 품고 사는 것 같지 않다고 자부했습니다. 참 적당히 잘 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게 보였을 뿐이죠.

#이면에 도사리는 근원적 우상

가짜 신은 덩어리져 있어서 그만큼 우상숭배의 심리적 구조가 복잡해진다. 삭개오의 마음이 변화된 이치를 알려면 그 점을 감안해야 한다. 우리가 섬기는 ‘표면적 우상’은 더 구체적이고 눈에 잘 띄지만, 숨겨진 마음속에는 ‘근원적 우상’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 마음의 죄성은 동기적 욕구에 영향을 미쳐서 그것을 우상숭배로 변질시킨다. 바로 이것이 ‘근원적 우상’이다. 어떤 이에게는 영향력과 권력에 대한 갈망이 강한 반면, 어떤 이는 인정과 좋은 평가에 더 감격한다. 정서적, 신체적 안락을 무엇보다 더 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환경에 대한 통제와 안전을 원하는 이도 있다. 권력이 근원적 우상인 사람은 영향력만 얻을 수 있다면 인기를 잃는 것쯤이야 개의치 않는다. 반대로 인정이 최고의 동기적 욕구인 사람은 만인의 호감을 살 수만 있다면 권력과 통제권쯤 기꺼이 내놓는다. 각각의 근원적 우상, 권력, 인정, 안락, 통제에서 서로 다른 일련의 두려움과 희망이 싹튼다.

‘표면적 우상’은 근원적 우상이 자신을 충족시키려는 통로로서 돈, 배우자, 자녀 등에 해당한다. 우리는 우상의 구조를 피상적으로만 분석할 때가 많다. 예컨대 돈은 더 깊은 충동을 채우기 위한 표면적 우상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자기 삶과 세상을 통제하는 수단으로써 많은 돈을 원한다. 이들은 대개 돈을 많이 쓰지 않고 아주 검소하게 살아간다. 안전하게 다 저축하고 투자해 둔다. 그래야 세상이 철저히 안전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인맥을 쌓거나 미모와 매력을 가꾸려고 돈을 원한다. 이들은 아낌없이 자신에게 돈을 쓴다. 그런가 하면 돈에 딸려 오는 엄청난 권력으로 남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에 돈을 원하는 사람도 있다. 모두 돈이 우상인 경우지만, 근원적 우상이 다르니 거기서 비롯되는 행동 양식도 아주 다르다.

팀 켈러,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저자는 야곱에게서도 이런 근원적 우상을 보았습니다. 야곱이 에서의 복을 훔치고, 아버지를 속이고 라헬에 집착한 것은 ‘나는 세상 누구보다도 너를 더 기뻐한다!’라는 아버지의 인정을 갈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우리 모두가 바깥의 누군가로부터 자신의 독특한 가치를 확인받아야 한다고 말하죠.

저는 별로 집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보다도 저를 엄청 챙기고 집착합니다. 사람이나 물건, 권력은 갖고 싶을 때 가져 봐야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퇴색되기 마련이라고 여깁니다. 대신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나,” 에디터 E에 엄청난 애정을 쏟지요. 내가 지금 원하는 것엔 피상적일지라도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습니다.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이 “먹고 싶은 것 먹기”입니다. 꼭 맛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내 욕구를 충족시킬 것을 “내가”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죠. 이 표면적 현상의 근원은 어릴 때 모든 걸 혼자 해내야 했던 유학 시절과 연관이 있을 거예요. 혼자서라도 내 가치를 인정해 주는 거죠.

그러나 야곱도, 저도 어느 누구의 인정을 받아도 마음 속 공허함을 채울 순 없다는 걸 압니다. 제 마음의 방황과 공허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소속감을 깨닫는 순간 채워졌거든요. 우리를 위해 사랑하는 아들을 내어주실 정도로 우리를 기뻐하고 인정한다고 말해 주신 하나님께 속할 때 말입니다. 우리의 표면적 필요부터 근원의 결핍까지 채워주시고 회복시켜 주실 분은 오직 하나님밖에 없다는 건 매일같이 깨닫습니다.

사회화를 거친 요즘의 저는 사람들과 있을 땐 그렇게 자기주장을 하지는 않지만, 때때로 독자노선을 탈 때가 있습니다. 남은 죄성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거죠. 그때마다 나를 충족시켜 줄 분은 하나님뿐임을 기억하고 그분께 제 의지를 내어놓는 훈련을 오늘도 이어가렵니다. 🙂

구독자님의 마음에 무엇이 자리잡고 있나요? 부디 저처럼 자기애로 꽉 찬 것이 아닌 하나님의 복으로 꽉꽉 차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