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E입니다. 부활주일 이후를 새 마음과 새 뜻으로 잘 보내셨나요? 이제 슬슬 바깥 풍경도 새 옷을 입으려는 찰나, 미세먼지와 황사가 불쑥 찾아와 기승을 부리네요. 전 요즘 아침에 일기예보 볼 필요도 없이 코로나 때문도 아닌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있어요. 살짝 MSG를 보태어 퇴근 후 세수하면 회색 거품이 나오는 거 같아요. 그럼에도 날이 따뜻하니 이제 삼삼오오 모여 점심 약속을 잡으며 그간 묵혔던 관계를 이어나가 봅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꼭 필요할 한 장을 꺼내 왔어요. 이제 확인해 볼까요? 💌

관계는 왜 이리 어려울까요?

저는 굉장한 내향인이에요. 사람들은 그렇게 안 보지만요. 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 후엔 혼자만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답니다. 그래서 제 소원은 옆에 있는 듯 없는 듯한 배우자를 만나는 거예요. (투명인간을 바라는 것인가…)

모두가 서로에게서 자기가 바라는 이상적인 관계를 언어적으로든, 비언어적으로든 요구하곤 합니다. 그 요구가 때로는 서로를 힘들게 하지요. 친구 관계든, 부모자식 관계든, 사회 생활에서든 말이에요. 그리고 그 요구를 가장 크게 느끼는 관계는 아마 연인 관계가 아닐까 해요.

여기, 그 이상적인 관계와 대상에 대해 얘기하는 책이 있어요. 함께 살펴볼까요?

20대 후반쯤에 여러모로 성장이 막혀 있는 듯했다. 20대 내내 했던 중요한 기도의 제목들은 응답이 없었다. 하나님을 기대하는 마음도 지쳐 갔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고 갈 바를 잃은 것 같았다. 어느 날 방에 누워서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이 떠올랐다.

‘한 번이라도 하나님의 이름을 아무 목적 없이 불러 본 적이 있었나?’

늘 기도 제목 꾸러미만 챙겨서 찾았지 싶었다. 하나님을 존재가 아니라 도구처럼 대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하나님을 아무런 목표 없이 만나고 싶어졌다.

“하나님…, 여기 계시나요? 똑똑…!”

하나님을 부르고 잠시 기다렸다. 무슨 대답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몇 분도 채 흐르지 않았는데, 갑자기 따뜻한 기운이 내 영혼을 휘감았다. 아무 말 없이 응시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로맨틱한 눈빛이 느껴졌다. 하나님과 나만 있었고, 우리 둘이 데이트를 하는 듯했다.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황홀했다. 서로 아무 말 하지 않고 서로의 존재만을 기뻐했다.

아버지나 친구가 되시는 하나님에 대해선 익숙했다. 이렇게 로맨틱한 ‘남편’의 모습으로 다가오실 것이란 기대를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날 이후, 하나님이 새 이름을 붙여 주셨다. 지금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는 닉네임인 ‘헵시바’다.

“내가 너를 나와 결혼한 사람처럼 여기겠다. 너의 존재로 기쁘다”(사 62:4-5 참조).

내가 하나님과 결혼한 사이라니! 하나님이 나의 신랑이 되신다니! 새롭게 태어난 기분이었다. 비밀의 연인이 생긴 것 같았다. 주변에서 남자 친구가 생겼냐는 질문을 받았다. 내가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럴 만도 했다. 하나님과의 로맨스는 굳이 남자 친구를 만들어야 할까 싶을 만큼 짙은 농도로 다가왔다. 신기하게도 이 일이 있은 후 몇 달 뒤 남편과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도 가장 감사한 건, 육신의 남편을 만나기 전에 주님의 신부라는 정체성을 먼저 갖게 된 것이다.

언제나 참 신랑 되신 하나님과의 관계가 내 마음을 지켜 주었다. 하나님께 공급받은 사랑으로 육신의 남편과의 관계도 건강하게 세워 나갈 수 있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의 만족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눈에 보이는 육신의 남편과도 더 연합하고 사랑할 힘과 지혜가 채워졌다.

헵시바, 『심리학하는 교회언니 헵시바의 연애 상담』

젊은 날의 저는 관계, 심리 관련 책을 엄청 읽었어요.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저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거든요. 사회가 요구하는 관계의 주고받음을 잘 이해하지 못했어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누구인지 스스로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저에게 관계의 회복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았을 때였어요. 예수님으로 인해 얻어진 천국 시민으로서의 나를 자각하고 나서 사람들과의 관계가 수월해지기 시작했어요.

저자 또한 그의 정체성을 주님 안에서 깨달아요. 주님의 신부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누리기 시작하니 비로소 기쁨이 찾아온 것이죠. 그리고 그 관계가 바로 서자 육신의 남편을 만나고도 마음을 지키고 지혜로 관계를 채워나갔다고 합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연인이 육신의 남편이 아니라 완전하신 하나님이기 때문이지요.

구독자님, 구독자님의 존재만으로도 가장 기뻐하는 분이 누굴까요? 오늘은 그분께 사랑 고백을 하며 나의 관계를 바로 세워 보면 어떨까요?